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9천600만원을 부과하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관련 해외 사업자 첫 제재라는 의미부여와 함께 IT 공룡에 대한 과징금 규모가 '솜방망이 처벌'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동시와 나왔다.
하지만 방통위로서도 답답한 구석이 있다.
페이스북의 국내 매출이 전혀 알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글로벌 IT 기업 과징금 최대 10억원까지 가능
전기통신사업법 상 정액 과징금은 10억원 이하로 책정된다.
그런데 관련 매출액 산정이 가능할 경우 해당 금액의 3% 이하로 과징금을 매길 수 있다.
페이스북은 전자를 적용받은 경우다. 페이스북은 다른 글로벌 IT 기업과 마찬가지로 유한회사 형태의 국내 법인을 두고 있다. 정보 공개 의무가 없어 국내 시장에서 나오는 매출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방통위의 규제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과징금 책정 범위를 대폭 늘린다고 해도 이 경우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 사업자의 경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며 "여러 상황을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문제점을 인지, 기업들의 매출 공개를 이끌어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유한회사에 대해서도 외부 감사를 의무화하고, 감사보고서를 공시하도록 하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오는 11월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구글도 '유한회사 법인' 저격 당해…페북은 2019년부터 매출 공개
글로벌 IT 기업 국내 법인의 매출 비공개 문제는 과거에도 제기된 사안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해진 네이버 GIO(Global Investment Officer)는 증인으로 출석,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해 한국 매출을 공개하고 있지 않고, 세금과 트래픽 비용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구글, 페이스북이 국내 법인을 유한회사로 두고 조세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구글코리아는 국내 세법과 조세 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 맞섰다.
그러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구글이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 세금 납부액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맞대응했다.
이어 네이버의 경우 망 사용료로 734억원을 지불하고 있다고 밝히며, 구글코리아도 통신사에 납부하는 망 사용료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구글코리아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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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페이스북의 경우 사실 다른 글로벌 IT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대체재의 등장이 쉽기 때문에 정부 협상이 용이했던 경우"라며 "구글이나 애플 등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지닌 기업을 대상으로 협상력을 키울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페이스북코리아의 경우 다음해부터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매출을 한국 세무 당국에 신고할 것이라고 지난해 말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