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소음을 줄이고 음악 등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회로 작동을 위한 전원 공급이 불편하다는 단점을 지녔다. 음질 저하를 감수하면서 유선 대신 블루투스 등 무선 제품으로 넘어가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스마트폰 충전 단자에 직접 제품을 연결해 전원을 공급받는 제품이 등장하며 충전하는 수고는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일부 제품은 충전 단자까지 내장해 음악 감상과 충전까지 동시해 해결했다.
■ 2만원 이하 저가 제품이 대다수 차지
10일 유통사와 제조사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헤드폰·이어폰 시장에서 블루투스 등 무선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60%를 넘어섰다. 2016년 아이폰7이 출시되며 블루투스 제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반면 유선 이어폰은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2만원이 넘지 않는 제품이 연간 100만 개 이상 팔리며 저가 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다. 노이즈 캔슬링이나 고음질 등 부가기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예상외로 적다는 것이다.
■ 노이즈 캔슬링에 숨은 함정, 전원 공급
유선 이어폰에서 가장 큰 부가기능으로 꼽히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외부의 잡음을 마이크로 흡수한 뒤 이와 반대되는 음파를 재생해 이를 상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단 이런 특성 때문에 전원 공급을 위한 배터리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전원 공급을 위해 AAA 배터리를 이용했지만 최근은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한다. 문제는 배터리 전원이 끊길 때 일어난다. 대부분의 제품은 배터리가 떨어져도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일부 제품은 아예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라이트닝 단자나 USB-C 단자로 직접 연결되는 제품은 음악을 들으며 스마트폰 충전이 어렵다는 단점도 지녔다. 음악이나 동영상 재생과 스마트폰 충전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이런 불편을 겪다 보면 자연스레 블루투스 제품을 택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애플이 3.5mm 이어폰잭 연결용 어댑터 기본 제공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이후 아이폰을 구입한다면 블루투스 이어폰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 노이즈 캔슬링 전원 아이폰에서 직접 끌어온다
이달 초부터 국내 유통되기 시작한 파이오니아 레이즈는 이런 불편을 상당부분 개선했다. 라이트닝 단자를 이용해 직접 아이폰에 연결하기 때문에 별도 충전 없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바로 작동한다. 블루투스 기기나 와이파이를 쓸 수 없는 항공기 안에서 쓰는데도 문제가 없다.
아이폰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비해 지연 시간이 적다. 국내 출시된 두 모델 중 상위 모델인 레이즈 플러스는 라이트닝 단자를 내장해 직접 연결 방식 음향기기의 딜레마인 충전 문제도 해결했다.
매년 iOS가 업데이트되면서 MFi 인증을 받지 않은 기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레이즈와 레이즈 플러스는 모두 MFi 인증을 받아 애플 기기와 호환성도 확보했다.
국내 유통사인 프레퍼스 장영수 대표는 "레이즈와 레이즈 플러스 모두 전력 소모를 최소화한 칩셋을 썼다. 비행기 모드에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로 10시간 음악을 재생해도 추가 배터리 소모는 10% 미만이다"라고 설명했다.
■ "하반기에 유니버설 제품도 출시할 것"
레이즈와 레이즈 플러스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충전 문제를 겪어 봤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눈길을 줄 만한 가치가 충분한 제품이다. 다만 현재는 아이폰만 지원한다. '아이폰 최적화'를 들고 나왔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국내 시장에서는 좋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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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퍼스 장영수 대표는 "올 상반기에 USB-C 방식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며 기존 마이크로5핀과 라이트닝, USB-C를 동시에 지원하는 유니버설 방식 제품을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트닝 단자 유무로 가격이 훌쩍 뛰어 오르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라이트닝 단자가 없는 제품인 레이즈의 정가는 13만 4천원, 라이트닝 단자를 탑재한 레이즈 플러스는 20만 9천원이다. KT 가입자라면 멤버십 포인트를 이용해 10%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18만원이나 되는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