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기기 업계, 이어폰 잭 퇴출에 유·무선 '양수겸장'

무선은 음질 강화, 유선은 음 분리도 보강에 초점

홈&모바일입력 :2018/03/06 18:55

·스마트폰에서 3.5mm 이어폰잭 퇴출 바람이 올해도 거세다. 이미 시장에서는 무선 음향기기의 판매량이 유선 제품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각 음향기기 업체들은 블루투스 이어폰·헤드폰의 약점으로 꼽히는 음질을 보강하는 동시에 공간감과 소리 분리도를 높인 유선 헤드폰으로 투트랙 전략에 나서고 있다.

■ 되돌릴 수 없는 역전 시작됐다

소니와 비보는 얼마 전 폐막한 MWC 2018에서 3.5mm 이어폰잭을 제거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며 '탈 유선'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이어폰과 헤드폰 등 음향기기 라인업을 가진 소니가 3.5mm 이어폰잭을 퇴출시킨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소니는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XZ2'와 함께 공개한 FAQ를 통해 "새로운 디자인 추구는 물론 음향기기 시장이 무선으로 옮겨가고 있어 이 트렌드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니 엑스페리아 XZ2. (사진=씨넷)

이미 시장에서는 무선 음향기기의 판매량이 기존 유선 제품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오디오테크니카·보스 등 유명 브랜드를 유통하는 세기HE 관계자는 "유선·무선 제품의 판매 비율이 작년부터 40:60으로 역전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3.5mm 이어폰잭이 빠진 스마트폰을 구입하면서 무선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함께 장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는 얘기이다. 소니코리아 역시 "외부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와 자체 조사 결과를 합산한 결과 2015년 유선·무선 제품의 판매 비율은 50:50으로 동일했지만 작년 기준으로 35:65까지 역전됐다"고 밝혔다.

■ 음질 보강 나선 무선 음향 기기

블루투스 이어폰·헤드폰은 일일이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가 없고 단선 등 케이블 때문에 생기는 문제에서도 기존 유선 제품보다 훨씬 자유롭다. 그러나 '소리가 건조하고 메마르다'는 이유로 블루투스 제품을 꺼리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이는 원래 스마트폰에서 재생되는 음원의 정보량이 블루투스를 통해 전달되는 과정에서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소니가 개발한 블루투스 전용 고유 코덱인 LDAC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이상적인 환경에서 초당 최대 990kbps까지 재생 가능해 정보량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는 게 소니 측 설명이다.

소니코리아가 6일 출시한 무선 헤드폰, WH-CH700N. (사진=소니코리아)

고해상도·무손실 압축 음원을 노린 퀄컴 코덱인 aptX HD도 있다. 이 코덱은 CD 수준(16비트, 44kHz)에 그쳤던 aptX 코덱과 달리 최대 24비트, 48kHz 고해상도 음원을 전송할 수 있다. LG전자 G6·V30 등 스마트폰은 물론 아이리버, 소니 등이 이 코덱을 지원하는 기기를 내놓고 있다.

■ 음 분리도 향상 나선 유선 이어폰·헤드폰

그러나 음향기기 업체들이 유선 음향기기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세기HE 관계자는 "유선 제품의 경우 편리함보다는 소리 자체를 즐기고 음질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어 고해상도·하이엔드 이어폰과 헤드폰으로 중심을 옮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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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코리아 역시 "무선 제품에는 LDAC 코덱과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더하는 동시에 유선 제품은 소리가 주는 공간감을 살리면서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어느 한 쪽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투트랙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2.5mm 밸런스드 잭을 탑재한 아이리버 AK70 MKⅡ. (사진=아이리버)

유선 음향기기의 과제로 꼽히는 좌·우 분리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아이리버는 오디오 브랜드인 아스텔앤컨 오디오 플레이어와 헤드폰에 4극으로 왼쪽과 오른쪽 소리를 분리해 전달하는 2.5mm 밸런스드 잭을 탑재했다. 소니 역시 2016년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가 지정한 규격인 4.4 밸런스드 잭을 워크맨 등에 탑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