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규제 공방을 벌이고 있는 AT&T가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혔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선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중립성 원칙 폐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AT&T가 FTC의 통신사업자 규제 권한을 인정한 항소법원 판결에 불복해 연방대법원에 상고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아스테크니카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9연방순회항소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월 FTC가 AT&T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대해 규제를 한 것은 정당한 권한행사였다는 판결을 했다.
AT&T가 통신사업자이긴 하지만 쟁점이 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는 정보서비스 영역이기 때문에 FTC에게 관할권이 있다는 판결이었다.
AT&T는 이 판결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통신사업자에 대한 관할권이 없는 FTC가 자신들에 대해 규제권한을 행사한 것은 월권이란 게 AT&T의 주장이다.
■ FTC의 망사업자 정보서비스 규제권한이 쟁점
이번 소송은 지난 2014년 10월 FTC 제소로 시작됐다. AT&T가 무제한 요금제 고객들이 일정한 규모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속도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AT&T는 자신들이 통신법 706조에서 커먼캐리어 사업자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FTC는 규제 권한이 없다고 맞섰다. 커먼캐리어 사업자는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각종 규제 권한을 행사하도록 돼 있다.
그러자 FTC는 쟁점이 된 데이터 서비스는 커먼캐리어 영역이 아니라고 맞섰다. AT&T 같은 커먼캐리어 사업자라 할 지라도 영역 이외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자신들이 규제 권한을 갖는다는 것이 FTC의 공식 입장이었다.
항소법원 소송에선 AT&T가 승리했다.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 2016년 9월 FTC가 커먼캐리어인 AT&T를 규제한 것은 월권행위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 해 5월 FTC가 요청한 전원합의체 재심리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상황이 또 다시 달라졌다. 결국 항소법원 판사 전원이 다시 심리한 끝에 지난 2월 원심을 뒤집는 판결을 내놨다.
이 판결에 대해 AT&T가 대법원에 상고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항소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상고 신청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철저한 상고 허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항소법원 판결에 불복할 경우 상고신청서가 받아들여져야만 상고심 법정에 설 수 있다.
■ AT&T 승소 땐 망중립성 규제에도 구멍
이번 소송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만약 AT&T가 상고신청에 성공해 최종 승소할 경우 FTC는 통신사업자의 정보서비스 영역에 대한 규제 권한을 잃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사업자(ISP)에 대한 규제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
잘 아는대로 FCC는 지난 해 12월 유무선 ISP들을 통신사업자들이 포함된 타이틀1에서 정보서비스 영역인 타이틀2로 변경했다. 이 조치로 유무선 ISP들은 망중립성 의무를 면제받게 됐다. 동시에 FCC는 ISP들에 대한 규제 권한도 잃게 됐다.
당시 FCC는 "FTC가 정보서비스 업체에 대한 관할권이 있기 때문에 규제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FTC가 상고심에서 패소할 경우엔 문제가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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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FTC는 곧바로 AT&T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FTC는 AT&T가 무제한 요금제 고객들에게 손해를 입힌 부분에 대해 대대적인 피해 보상을 하라는 명령을 할 가능성도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