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1조 규모 '반도체 펀드' 조성

WSJ 보도…삼성, SK하이닉스에도 영향 줄 듯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5/07 11:11    수정: 2018/05/07 11:24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 정부가 부품 국산화를 목표로 대규모 펀드를 꾸린다. 연간 2천억 달러에 달하는 반도체 수입액을 줄이고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진흥키 위해 3천억 위안(약 51조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로 조성한다고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중국이 이 펀드를 통해 최첨단 반도체 기업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장차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펀드 조성엔 중국 국유펀드 '국가 직접회로산업투자펀드'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정부가 운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국유펀드가 이를 이어받아 따르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다. 또 펀드에 비공식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투자자 가운데는 미국의 반도체 제조사들도 포함돼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 정부가 부품 국산화를 목표로 대규모 펀드를 또 조성한다. (사진=Pixabay)

중국이 반도체 펀드를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4년에도 218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이 펀드는 지난해 말까지 약 70개 프로젝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로운 펀드는 1차 펀드 대비 두 배 이상 큰 규모로 조성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반도체 업계는 이 펀드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중국 업체들이 크게 성장하고,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계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WSJ는 중국의 이번 반도체 투자 펀드 조성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민간 영역에 국가가 너무 깊게 관여하고 있어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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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첨단분야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를 추진 중이다. 미국은 이에 대해 중국의 프로젝트가 자국의 지식재산권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WSJ는 "정부 주도의 반도체 육성 펀드는 미-중간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중국의 이번 결정에 불공정행위라는 비판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