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삼성전자가 2분기째 연속 1위에서 밀려났다.
인도 시장은 현지 군소업체들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하면서 삼성전자와 중국 브랜드 간의 혈투가 시작됐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분기보고서인 마켓 모니터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31.1%의 점유율로 같은 기간 26.2%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제쳤다. 지난해 4분기 샤오미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25%와 23%로 2%P 격차를 두고 있었지만 올해 1분기 격차가 약 5%P로 더 벌어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6년 만에 샤오미에게 선두를 빼았겼다.
또 이 기간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상승했지만 샤오미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25.9%)보다 점유율이 0.3%P 증가했으며, 샤오미는 전년 동기(13.1%) 대비 무려 18%P 성장했다.
샤오미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가성비·현지화·소통 전략을 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인도에 100개의 '샤오미즈자(샤오미의 집)' 매장을 구축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샤오미는 온라인에서 57%의 점유율을 보이며 강세를 보였고, 이러한 기세를 오프라인에서도 이어갔다. 샤오미의 레드미노트5와 5프로는 중국 브랜드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었고, 삼성의 갤럭시J7 NXT와 J2도 판매 순위가 높았다.
삼성전자와 샤오미에 이어 3·4·5위는 중국 업체인 비보, 오포, 화웨이가 차지했다. 비보와 오포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한 5.8%와 5.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화웨이 아너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한 3.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은 이번 분기 처음으로 5개 업체가 시장 전체의 70% 점유율을 차지했다. 상위 업체가 시장을 점유하는 현상을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소규모 업체의 사업 중단과 군소 업체간 통합 등이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인도의 전체 휴대폰 시장은 전년 분기 대비 4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장은 피쳐폰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다소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지오폰(JioPhone)을 출시하며 작년 1분기 시장점유율 0% 에서, 1년만에 36%로 증가했다. 릴라이언스 지오는 1달러 미만의 지오폰 전용요금제를 출시하며, 1GB 데이터와 무제한 통화를 제공했다.
지오폰은 ‘인도의 무료 스마트폰’으로 포지셔닝하며 단순한 피쳐폰의 기능을 선호하는 2G 음성 사용자의 거대한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다. 릴라이언스 지오의 적극적 시장 공세로 삼성은 지난해 1분기 피쳐폰 부분에서 25.4%였던 점유율이 올해 1분기 9.8%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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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포인트리서치 박진석 연구원은 “릴라이언스 지오의 적극적 시장 공략으로 인해 인도 시장은 4G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데이터 서비스에 특화된 4G의 특성으로 인해, 인도에서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인기 가격대에서 경쟁력 있는 대응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부문에서 샤오미와의 정면승부로 가는 것이 좋을지 혹은 인접 가격대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전략이 주효할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