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카뱅, 작년 중금리 대출 '기대 이하'

1천억가량 취급…금융당국-은행 간 신용등급 산정 기준 차이

금융입력 :2018/04/12 17:10    수정: 2018/04/12 18:05

중금리 대출 등으로 시중은행에서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대출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초라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사잇돌대출을 제외한 민간 중금리 대출 실적에 따르면 은행권은 작년말 중금리 대출을 3천969억원 취급했다. 이중 대출 잔액은 3천355억원이다.

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중 인터넷전문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수준으로, 대략 1천억원 가량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은 개별 은행 간 경쟁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이번 중금리 대출 실적을 권역별로만 분류했다.

1천억여원 중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비중은 알 수 없지만 은행연합회의 가계신용대출의 대출 금리에 따른 취급 비중을 보면 케이뱅크가 중금리 대출을 다소 더 많이 취급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케이뱅크는 5% 미만 대출 금리의 신용대출 비중은 43.8%며, 카카오뱅크는 96.4%다. 5%미만 금리 대출 비중이 적었다는 점은 신용등급이 낮아 금리 5%보다 더 높은 금리의 대출을 취급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해서다.

이는 케이뱅크가 지난 3일 작년 중금리 대출 금액이 총 대출잔액의 40%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편이다. 케이뱅크의 작년 대출잔액은 8천500억원으로, 케이뱅크 자체가 판단하는 중금리 대출 실적은 3천400억원이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고 있으며, 대출 잔액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케이뱅크 측은 금융위의 집계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신용등급 기준이 다르기 떄문이라고 말한다. 금융위는 민간 중금리 대출을 나이스나 KCB의 신용등급으로 나눠 계산했지만, 케이뱅크는 자체 신용등급 기준에 따라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는 이번 민간 중금리 대출 실적을 신용등급 4~10등급 차주에 70%이상 공급되고 가중평균금리가 18%이하인 가계신용대출 상품으로, 개별 금융사가 자체 기준에 따라 중금리 대출로 관리하는 상품을 포함하진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체 신용등급에 대해 케이뱅크가 사전에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케이뱅크의 해명에 대해 케이뱅크 자체 신용등급으로 4등급인 차주가 KCB신용등급으로는 4등급 이상(1~3등급)으로 집계되는 점을 우려했다고는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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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매해 7천억원씩 중금리 대출 목표치를 늘린다. 정책 중금리 대출인 사잇돌대출과 민간 중금리 대출을 포함해 올해는 4조2천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금융당국 측은 5대 금융그룹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도록 적극 장려할 계획이다.

이밖에 올해 민간 중금리 대출의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8%보다 1.5%p인하한 16.5%로 적용한다. 또 민간 중금리 대출로 취급할 수 있는 최고 금리를 20%미만으로 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