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본인가 취득…중금리 대출이 주력

빅데이터 활용…자본 확충 위해 규제완화가 관건

금융입력 :2016/12/14 18:16    수정: 2016/12/15 15:37

송주영 기자

1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은행업 본인가를 취득한 케이뱅크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중금리 대출을 주력 상품으로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본 확충을 위한 규제완화가 사업 지속을 위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 활용해 중금리 대출

케이뱅크에 따르면, 여신분야 주력상품은 중금리 대출이 될 전망이다. 전체 여신 규모의 30~40%를 중금리 대출로 예상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이날 밝힌 내년 여신 규모 목표는 4천억원이다. 케이뱅크는 보증보험 등의 지원을 받지 않고 중금리 대출 신용평가를 차별화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심성훈 은행장이 은행업 본인가를받은 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KT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빅데이터 예측모형을 개발했고 이에 대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빅데이터 예측 모형에는 기반이 되는 정보가 중요하다. 케이뱅크는 KT가 보유하고 있는 이동통신 가입자 데이터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입률이 91%로 대다수 국민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KT 통신사 가입자 데이터베이스도 고객 동의를 얻어 활용할 방침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4~6등급의 중금리 대출 사용자의 내부 등급을 추가로 10개 정도로 세분화해 신용등급을 평가하고 직장이 없는 사회초년생이나 주부들에게도 대출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케이뱅크는 비대면 영업을 하며 24시간 365일 10분 안에 계좌개설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영업망으로는 편의점 자동입출금기(ATM)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심성훈 행장은 “GS리테일은 전국 1만500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일반은행 ATM처럼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자본금 확충 위해 은산분리 완화 필요

케이뱅크가 차별화된 영업전략과 혁신을 내세워 내년 이후 사업을 지속하려면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시기는 사업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조만간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2천500억원 수준이다. 케이뱅크가 이날 밝힌 내년 여신 규모는 4천억원, 내년말 자기자본비율(BIS) 목표는 11~12% 수준이다.

자본확충을 위해 가장 큰 걸림돌도 지적되는 규정이 은산분리 규정이다. KT는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있어 현재 8%에 불과한 지분을 늘리기 어렵게 돼 있다. 은산분리 규정에 따르면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의결권 행사 기준 지분 한도는 4%다.

KT 증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은행 등 금융 주주사들이 추가 투자를 하지 않는 한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우리은행은 이미 위비뱅크 등 비대면 채널 금융 상품을 내놓은 상황이라 추가 증자를 할 이유가 없다.

또 은행이 자본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ICT 기업이 주도한 기술형 혁신은행이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당초 취지가 희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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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규정 완화를 위해 2개의 특례법이 계류중이다. 산업자본이 의결권 기준 지분 한도를 각각 50%, 34%까지 늘리도록 한 법안이다. 그러나 지난달 이들 법은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국정 혼란 속에 언제 법안이 통과될지 기약할 수 없다.

심 행장은 이날 “어떤 형태로든 산업자본이 증자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10년 후에는 자산규모 15조원의 은행이 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