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16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으로 또 다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으로 반도체 호황과 스마트폰 사업 호조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6일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9조9천억원)보다 57.58% 증가한 15조6천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0조원으로 전년 동기(50조5천500억원) 대비 18.6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기록했던 15조1천500억원의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수치다. 또 증권가에서 전망했던 컨센서스(추정치)보다도 1조원 가량이 높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 61조5천759억원, 영업이익 14조5천586억원이다.
삼성전자가 4분기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것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슈퍼 호황이 지속된 영향이 크다. 또 이 기간 디스플레이 부문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스마트폰 사업이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회사의 예상치이자 블룸버그 컨센서스인 14조5천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반도체 부문에서 크게 상회한 것으로 추정되며 IT모바일(IM) 부문의 호조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역대 최고치인 10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은 1분기에도 10조원 후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반도체의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D램 출하량은 소폭 감소하지만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세를 보인 덕이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D램은 출하량이 감소하지만 ASP가 4% 상승해 영업이익이 4% 증가한 6조8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반면 낸드 부문에서는 ASP가 5% 하락해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0% 감소한 3조6천억원을 기록, 전체 영업이익은 10조9천억원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패널(DP) 부문은 저조한 실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DP부문은 3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1조3천억원)보다도 크게 줄어든 수치며, 스마트폰 시장 정체와 고객사인 애플이 판매 부진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서는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1분기 TV 시장의 비수기로 중대형 LCD의 저조한 판매량도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아진 갤럭시S9 출시와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선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호실적은 IM 부문 역시 출시국 확대에 힘 입어 갤럭시S9의 초기 셀인(제조사가 유통망에 공급하는 물량) 출하 호조와 마케팅 비용 감축, 일부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2천억원~3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조800억원)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2분기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5조원 초중반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1분기 잠정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으로 2분기에는 반도체 호조 지속과 함께 DP 부문의 회복, CE 부문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의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를 뛰어넘고 또 다시 최고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이 메모리 판가 상승 지속과 출하량 증가로 호조를 지속하는 한편 디스플레이 부문도 중요 고객사에 신제품용 출하를 시작하면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IM 부문은 비용 절감 확대와 일회성 이익으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며 CE 부문도 TV, 생활가전 등 계절적 성수기를 맞는다.
송 연구원은 "2분기에는 낸드 ASP 낙폭이 확대되고 D램 ASP 인상도 소폭에 그치겠지만 기저 효과에 따라 출하량 증가율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IM 부문에서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기 때문에 1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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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은 1분기 바닥이지만 2분기부터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리지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저가 탑재 비중이 늘어나고 하반기 주요 고객사의 플렉시블 OLED 스마트폰 신규 모델이 출시되며 가동률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혼란을 막고 투자자 편의를 돕기 위해 2009년부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분기실적 예상치를 발표하고 있다. 사업부문별 실적이 포함된 영업실적은 이달 말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