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성적표가 내일(6일) 공개된다. 그동안 삼성에 최대 실적을 안겨준 디바이스솔루션(DS·부품) 부문 내부에서 환호와 탄식이 뒤섞일 전망이다.
똑같은 비수기라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는 작년에 이어 호실적을, 디스플레이는 다소 우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5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DS부문 1분기 실적을 매출액 20조~29조원대, 영업이익 10조~11조5천억원대로 예상했다.
이 중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체 이익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디스플레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 삼성반도체, 영업이익률 50% 넘긴 듯
업계가 추산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1분기 영업이익은 10조9천억원대다. 이는 전년 동기 영업이익인 6조3천억원대에 비해 약 60%나 상승한 것이다. 최고 성적으로 기록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10조원대였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75% 가량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영업이익률이 50%를 넘겼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완제품을 1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이를 판매해 5만원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미다.
1분기는 반도체 업계에서 계절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또 지난해 이어진 메모리반도체의 호황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비웃 듯, 메모리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 현상은 1분기에도 지속됐다.
효자는 서버용 D램이었다. 글로벌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한 덕택이다. IT 업계는 스마트폰과 PC를 넘어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등으로 반도체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수요가 메모리 시장을 이끌고 있다"며 "투자지출(CAPEX) 단위당 출하량 증가율(비트그로스)이 하락하는 추세여서 당분간 D램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D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메모리의 한 축인 낸드플래시 사업도 비수기 우려를 이겨냈다. 낸드는 가격을 수개월 째 유지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 폭이 늘어날 것이라던 전망을 일축했다.
■ LCD 가격↓·중소형 OLED 부진…삼성D '이중고'
반면 디스플레이 사업은 비수기에 따른 악재를 직격으로 맞았다는 분석이다. 1분기 중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계속해 하락했고, 주력 사업인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도 적자 폭이 커진 때문이다.
증권가 전망치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디스플레이(DP) 사업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천~4천억원대다. 이는 지난해 동기(1조3천억원대) 대비 크게 감소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 영업이익 1조4천억원대와 비교해봐도 매우 부진한 성적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 뿐 아니라 동종 업계 모두가 1분기 성적이 암울하다"면서 "중국 업체들이 LCD 양산을 시작하면서 패널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고, 삼성의 경우엔 중소형 OLED 주문량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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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LCD 가격 하락이 삼성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봤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달 말 LCD 패널(TV용)의 평균 가격은 총 10개월 연속 하락한 150달러(약 16만6천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달 말 평균 가격(203달러)과 비교해도 50달러 넘게 하락한 것.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X(텐)에 독점적으로 공급한 OLED 패널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점도 실적에 영향을 줬다.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아이폰X OLED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 대비 60% 하락한 1천500만대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