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사회 의장·대표이사 첫 분리

권오현 회장, 23일 주주총회에서 밝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3/23 10:12    수정: 2018/03/23 11:08

박병진 기자

삼성전자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이사회는 보다 객관적으로 경영성과를 평가해 균형 잡힌 이사회 운영에 대한 주주의 신뢰를 높이고, 이사회는 효율적인 의사결정기구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권 회장은 "올해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경영 여건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클 것이며, IT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는 회사에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며 ▲철저한 준비와 도전을 통한 실적개선 ▲중장기 성장 기반 강화 ▲주주와의 소통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권 회장은 이번 주총을 마지막으로 대표이사직과 의장직을 내려놓는다.

권 회장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빅데이터 등 IT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는 삼성전자에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 회사는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급격하게 변하는 IT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롭게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며 퇴임의 변을 전했다.감사와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권 회장은 "대표이사 및 의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주주 여러분께서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저는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지만 주주 여러분이 후배 경영진에게도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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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총에는 권 회장을 비롯해 김기남 다바이스 솔루션(DS)부문장 사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장 사장 등이 참석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불참했다.

이날 주주는 508명이 참석했으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액면분할 및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 변경 등 안건이 다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