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에서 발생한 우버 자율주행차 사망사고가 자율주행차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자전거를 끌고 가던 한 여성 보행자를 친 사고라서 이에 대한 업계 충격이 상당한 편이다.
실비아 모이어 템피 경찰서장은 20일 해당 사고 관련 예비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우버 차량의 내외부에 달린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과 사고 현장의 자료를 비교 한 후, 차량이 자율 모드가 아니어도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차량 운전석에 탑승중이었던 우버 남자 직원은 경찰 조사에서 "플래시가 터진 것처럼 갑자기 사람이 어둠 속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비상상황 발생시 수동운전을 진행할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수동운전 예측 시기를 판단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원의 말과 템피 경찰서장의 말을 종합해봤을 때, 우버의 자율차 사망사고는 자율주행차 비관론보다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술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템피 경찰서의 분석 내용은 볼보 XC90 기반 우버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모든 ADAS 센서의 한계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 센서들은 차량 주변 장애물 파악과 지형지물 등을 인식하는데 활용되지만, 아직 선진화되지 못한 기술 때문에 안타까운 사망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ADAS용 센서는 반자율주행 뿐만 아니라 완전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필수 자동차 부품이다.
ADAS용 센서는 차량별로 장애물이나 자동차를 인지할 수 있는 범위가 제각각이다. 일부 차종은 차선 내 전방에 위치한 자동차나 사람을 인지할 수 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제네시스 G70 등 일부 차종에는 자전거 움직임이나 캥거루의 이동 속도까지 감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공신력 있는 기관 등에서 이에 대한 인증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아직까지도 대다수 차량에 탑재된 ADAS용 센서나 카메라는 눈이나 비가 오는 날씨에 취약하다. 일부 자동차 업체는 사용자 설명서에 눈이나 비가 올 경우, 센서 주변 청소가 필요하다고 알려준다. 주행 도중 폭우나 폭설이 올 경우 ADAS용 센서 작동이 멈추면 반자율주행 이상급의 성능을 낼 수 없다.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에 열린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미디어 시승회 이후 넥쏘 자율주행차를 동승할 수 있었다. 차량에 탑재된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크기 등이 최소화되고 구현 범위도 정확해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 스스로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돌발 변수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넥쏘 자율주행차 운전석에 탑승했던 현대차 연구원은 자율주행차 시범운영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형 로터리 등의 커브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거나, 다른 차량 통행을 우선시한다는 것이 이 직원의 말이다. 절대로 해당 구간에서 끼어들기를 하거나 무리하게 진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직원의 말은 아직까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사람이 운전할 수 있는 수준만큼 올라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자동차 업체와 IT 업체가 서로 머리를 맞대며 자율주행차 주행 도중 생길 기술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완전 자율주행차 시범운영으로 사고가 난 공식 사례는 없다. 하지만 미국에서 발생한 우버 자율차 사고처럼, 우리나라에서도 해당 사고가 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긴장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4차산업혁명을 위해 자율차 국가표준을 지난해 말 93종에서 2021년까지 200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운전자의 손과 발 접촉없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자율차선변경시스템, 엔진제어와 조향장치 등 차량 내부의 전자제어장치간의 1Gbps급 고속 광통신용 인터페이스, 차량무선통신(WAVE)을 활용해 고속 이동 중 끊김없는 차량간 통신환경을 제공하는 차량 및 사물통신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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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계획 들중 일부는 이미 해외에서 선진화됐다. 차선변경시스템의 경우 이미 테슬라 등이 구현해냈다. 새로운 것이 없다는 의미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HDA)이 우리나라 도로 특성에 맞춘 ADAS 사양이지만, 아직 일반 도로에서 쉽게 구현할 수 있는 ADAS 기술이 부족하다. 우버의 자율주행차 사고로 인해 비관론을 내세우는 것보다 이를 뛰어넘는 기술 마련 및 지원이 우선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