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강소(强小)기업'이 국가 경제 혁신의 주역이자 좋은 일자리 창출의 모범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강소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들 기업에 대한 현장 탐방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㉘ 카메라모듈 강자 캠시스, 초소형 전기차 시장 넘보다
1993년 ‘선양테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캠시스는 2003년에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사업에 진출해 연간 1억개 이상의 카메라 모듈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카메라 모듈 기술로 지난 2003년 11월 무역의 날 산업자원부 장관 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2005년 12월 ‘2005 부품소재기술상’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캠시스는 지난 2007년부터 국내 1위 카메라모듈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008년 11월에는 500만화소 자동초점 카메라모듈 개발을 끝냈고 2009년 6월에는 ‘매출 1천억 클럽 벤처기업상’을 수상했다.
2014년 3월 삼성전자 협성회에 합류한 캠시스의 전면 카메라 모듈은 현재까지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에 주로 적용됐다. 2014년 1월에는 삼성전자 우수 조달업체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캠시스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늘어나고 있는 듀얼카메라 수요를 대비해왔다.
캠시스는 지난해 12월 신규 설비 도입과 생산라인 증설 추진에 약 78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기반으로 1월부터 듀얼카메라 모듈을 본격 생산해 2020년까지 듀얼카메라 매출 비중을 약 66%로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캠시스의 이같은 사업 전략은 순항중이다. 삼성전자 최초 전면 듀얼카메라 스마트폰인 갤럭시A 전면 카메라모듈 메인벤더사로 지난 1월 선정됐다. 오랜 기간 검증된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와 조기 수율 안정화를 위해 기존 모듈 공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양산 수율을 조기 안정화에 힘쓴 것이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캠시스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3천943억원, 영업이익은 144억원, 당기순손실은 412억원이다. 당기순손실의 경우 중국법인 영업중단 결정에 따라 영업 외 손실 약 391억원이 반영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캠시스는 출시예정인 갤럭시S9플러스의 전면 카메라모듈 이원화 업체로 최근 선정돼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고성능, 고화소 카메라를 사용해 판가가 높은 만큼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캠시스는 스마트폰용 전면 카메라모듈 사업 외에 신규 성장사업을 통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자체적으로 보유한 카메라 관련 기술을 자동차 전장부품과 소형 전기차 제작 등으로 확장, 사업 포토폴리오를 한층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 생체인식 정보보안 사업 자회사 베프스와 함께 초음파 지문센서 등을 개발하는 등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종합 IT 회사로의 발돋움을 시작했다.
■핵심 기술과 부품 : AVM 특허,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
캠시스는 자동차 전장부품 업계에서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후진 주행 시 많이 사용되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를 활용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구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캠시스의 AVM를 활용한 ADAS는 차선 유지 시스템과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구현에 도움을 준다. 차량 윈드쉴드에 탑재된 카메라 대신, 사이드미러에 탑재된 AVM용 카메라를 가동시키는 점이 특징이다. 이 AVM 카메라는 상공에서 내다보이는 듯한 ‘탑뷰(Top View)' 영상을 생성해 차량의 차선 주행 현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준다. AVM 활용 ADAS 시스템이 차량 전방에 위치한 카메라와 결합되면 기존 차량보다 완성도가 높은 ADAS 기술이 나올 것으로 분석된다.
캠시스의 AVM 시스템은 ADAS 뿐만 아니라 문열림 감지도 할 수 있다. 영상 분석을 통해 차량 실내등 자동차단이 가능하며 사각지대 파악 등도 가능하다.
보통 AVM 시스템은 차량 후진 때나 주행중에만 활용이 가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활용범위가 점차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AVM용 카메라를 통해 옆차선 주행 현황을 계기반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을 내놓기도 했다. 캠시스도 꾸준히 AVM 관련 특허를 출원해 치열해지는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도 캠시스 성장동력의 숨은 핵심 기술이다.
캠시스는 지난해 4월 21일 자회사 베프스와 세라믹 소재를 활용한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 개발을 완료했다.
캠시스의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는 음파를 활용해 지문의 깊이, 땀구멍, 뼈의 생김새, 혈류의 움직임 등의 생체정보를 조합하여 식별할 수 있다. 기존에 상용화된 지문인식 센서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지문의 위변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빠르고 정확한 생체 정보 식별이 가능하다.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 개발에 활력을 얻은 베프스는 지난달 12일 초음파지문센서 구동을 위한 필수 공정인 ‘전극형성 관련 특허기술’ 2건을 취득했다.
■미래 비전 : 초소형 전기차 사업 리더 위해 동분서주
캠시스의 올해 주요 사업 중 하나는 초소형 전기차 ‘PM-100' 국내 출시다.
지난해 4월 서울모터쇼를 통해 최초 공개된 ‘PM-100' 콘셉트형 모델은 7kWh 배터리와 6kW 모터가 탑재돼 한번 충전으로 최대 10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60km 내외 주행가능한 르노삼성차 트위지보다 주행거리가 길고, 실내에서 에어컨 등의 공조 장치와 내비게이션 기능 등을 쓸 수 있다.
캠시스는 10개월이 지난 지난 2월 20일, 초소형 전기차 생산을 위한 디자인 출원을 끝냈다. 출원이 완료된 차종은 총 3종으로 2인승 4륜 승용차인 PM100, 4륜 상용차인 픽업트럭 CH100, 그리고 픽업트럭을 개조한 푸드트럭이다.
캠시스는 앞으로 전라남도 영광군 대마산업단지 내 e-모빌리티 연구센터의 개발시험 평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국내차량인증 기준에 맞춰 차량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6월까지 양산형 차량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캠시스는 아직까지 초소형 전기차 수요가 높지 않고, 초소형 전기차의 간선도로급 이상 도로 출입을 금지하는 국내 규제를 감안해 B2G(기업과 정부간) 전략을 우선시할 예정이다.
초소형 전기차 사업에 대한 캠시스의 열망은 문재인 정부의 관심까지 이어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캠시스 등 중소기업들의 자율주행차 또는 전기차 개발 및 관련 부품 애로사항을 듣기 위한 간담회를 지난해 12월 19일 인천 송도 캠시스 본사에서 가졌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출시 예정인 PM-100을 직접 타보는등 캠시스 전기차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김 부총리의 화답을 받은 캠시스는 간담회에서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전기차와 자율차 산업 육성을 위해 770억원을 투자하고 국내외 인력 300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캠시스는 이달 들어 자동차 관련 마케팅 활동 강화를 위해 해당 업계에 잔뼈굵은 인물을 투입했다.
■기업 문화 : “한번 뛰어보자”는 도전정신이 풍부
캠시스를 이끌고 있는 박영태 대표이사 등 주요 임원들은 쌍용자동차에 재직한 경력이 있다. 이중 캠시스 전략기획팀을 이끌고 있는 김종완 상무는 쌍용차 전략기획팀장과 네덜란드법인 CFO 출신이다.
김 상무는 지난해 5월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캠시스의 도전적인 기업문화를 전한 바 있다.
캠시스는 지난 2015년 사업구조 다각화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전기차 개발 사업에 뛰어들게 됐고, 그 해 12월에는 국내 중소 전기차 메이커 코니자동차의 지분 31.1%을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니자동차는 중국 정부의 신규 사업자 관련 인허가 제한 조치 때문에 중국 진출에 발이 묶였다. 이 때문에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득했다.
결국 캠시스는 코니자동차의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직접 초소형 전기차를 만들자는 도전을 택한 것이다. 김 상무는 “한번 뛰어보자는 마음으로 초소형 전기차 사업을 진행했다”며 “전장 및 전기차 제조에 대한 지식도 쌓아왔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사업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캠시스의 도전 정신은 송도 사옥 1층 로비에서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캠시스는 1층 로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센서, 카메라모듈, 전장부품 사업, 전기차 사업 최신 동향을 분석하는 1장짜리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다. 쉬지 않고 새로운 산업 트렌드를 익히겠다는 각오다.
박영태 대표는 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트렌드를 공유할 수 있으면 최대한 공유하고 혁신을 위한 활동 강화도 주문하고 있다. 혁신을 이뤄낸다면 반드시 성과가 있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박영태 대표이사 “초소형 전기차 3만대 생산 목표”
박영태 대표는 최근 전기차, 카메라모듈 관련 사업 진행 건 때문에 국내와 해외 출장이 빈번하다. 몸과 마음이 피곤하지만, 혁신을 위해서라면 세상 어디든지 가겠다는 신념이 강한 인물이다.
박 대표는 우선 베트남 시장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캠시스의 베트남 현지법인인 ‘캠시스 비나’는 지난달 1일 베트남 정부로부터 ‘하이테크 응용사업 인증’을 획득했다.
베트남 ‘하이테크 응용사업 인증’ 취득 기준은 매우 어려운 편이다. 베트남 정부에서 지정한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하이테크 기술 또는 제품을 보유해야 하고, 관련 매출 및 R&D 투자 규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해당 인증은 베트남 진출 기업 중에서도 소수만 취득했다.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카메라모듈 물량은 월 1천200만대다. 한국인을 포함한 베트남 현지 직원 약 3천여명이 ‘캠시스 비나’에서 근무 중이다. 향후 캠시스는 베트남 법인을 생산기지를 넘어 글로벌 성장을 위한 핵심 기지로 운영할 계획이며, 현재 중국에 있는 전장-IT 생산라인도 올해 안으로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현지 R&D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베트남 정부는 친기업적이기 때문에 중국보다는 기업하기에 좋은 환경이 갖춰졌다”며 “인구가 거의 1억이 넘어 내수 시장 활성화하기에도 좋고 국민성도 바른 곳이 베트남”이라고 밝혔다. 캠시스로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캠시스의 초소형 전기차는 앞으로 전라남도 영광군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영광군 생산라인이 구축되면 이곳에서 연간 3만대 정도의 초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다수 큰 차를 좋아하는데, 앞으로는 이런 인식이 없어져야 한다”며 “초소형 전기차도 안전기준이 강화된다면, 큰 차를 좋아하는 대중의 선호도가 변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중인 초소형 전기차 간선도로 진입 통제 규제안도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바램이다.
캠시스는 한국스마트e-모빌리티협회(KEMA) 회원사다. 협회 회장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박 대표는 전기로 이동하는 모든 탈 것의 활성화를 위해 올해 내 영광군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 스마트 e-모빌리티 엑스포’를 기획중이다.
캠시스는 전장부품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박 대표는 “우리가 제작하는 자동차 전장부품은 순정용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완성차 업체쪽과계약이 진행중이며 지금 실사가 끝난 상황”이라며 “현재 국내 모 대기업과 계약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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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시스는 앞으로 삼성전자 전장사업 부문과 협력을 위한 전략도 마련한다.
그는 “올해 CES 삼성전자 전장부품 전시물에 미러리스 사이드 미러 카메라(사이드 미러 자리에 카메라가 대체하는 것)를 공급했다”며 “삼성전자에 전장사업 관련 프로젝트 제안서도 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