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5G 칩셋 공개…하반기에는 5G 폰도

네트워크 장비부터 단말기·칩셋까지 수직계열화

화웨이가 5G 칩셋을 공개하며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화웨이는 지난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컨벤션센터(CCIB)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자체 개발한 5G 상용 칩셋 ‘발롱(Balong) 5G01’을 공개했다.

리차드 위 화웨이 소비자사업부 최고경영자가 지난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자사 신제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화웨이)

리처드 위 화웨이 소비자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발롱 5G01이 세계 최초로 세계이동통신표준화협력기구(3GPP)가 규정한 5G 표준에 맞게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5G 주파수로 거론되는 6기가헤르쯔(GHz) 이하(sub-6GHz) 중대역과 고주파 대역인 밀리미터파(mmWave)를 둘 다 지원하고 초당 2Gbps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 하반기엔 해당 칩셋을 탑재한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화웨이는 집에서 5G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가입자 댁내 장치(CPE)도 함께 소개했다. 발롱 5G01를 탑재해 4G와 5G 통신망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실내용, 실외용 유닛으로 구성됐다.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화웨이의 이번 발표는 이제 막 형성된 5G 칩셋 시장에 도전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3G, 4G(LTE) 등 기존 통신 모뎀칩 시장은 퀄컴이 장악해왔다. 1위 사업자 뒤에는 대만의 미디어텍, 중국의 스프레드트럼, 인텔, 삼성전자 등이 자리하고 있다.

5G 상용화 시기가 2020년으로 그려지면서 반도체 기업들은 5G 칩셋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제품을 내놓고 세계 여러 통신사, 단말기 제조사들과 협업해 데이터 통신 시연을 하고 있다.

화웨이 역시 마찬가지다.

칩셋 시장에선 후발주자지만 전 세계 통신업계와 미디어가 주목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현장에서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IFA 2017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리처드 위 CEO.(사진=화웨이)

화웨이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기린(Kirin)' 970로도 칩셋 시장 진입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리처드 위 CEO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에서 기린 970을 세계 최초의 모바일 AI 칩셋으로 공개했다.

결국 애플이 자체 개발한 AI 칩셋 ‘A11 바이오닉’을 탑재한 아이폰8과 아이폰10을 먼저 내놓으면서 최초 상용 스마트폰은 놓쳤다.

그럼에도 업계와 화웨이는 연이어 신기술을 도입한 칩셋을 먼저 알린 점에서 시장에 기술력과 존재감을 알린 상징적인 행보였다고 평했다.

화웨이는 특히 발롱 5G01을 계기로 5G 시대에 필요한 네트워크 장비부터 단말기, 칩셋까지 모두 제공하는 솔루션기업 발판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리처드 위 CEO 역시 “화웨이는 (네트워크 장비기지국 장비단말 등)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며 “다가오는 5G 시대 칩셋부터 네트워크, 스마트 디바이스까지 모든 솔루션으로 고객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발롱 5G01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 제휴사 확대와 데이터 통신 시범테스트에 힘쓰고 있다. 현재 협력사로는 영국의 보다폰과 BT, 일본의 소프트뱅크, 미국의 티모바일, 스페인의 텔레포니아,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등 30여개 이상의 글로벌 통신사들이 있다.

화웨이는 2017년부터 해당 제휴사들과 5G 상용 네트워크를 테스트했다. 올해부터 5G 상용 네트워크의 첫 번째 라운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내년에는 5G 기반 커넥티비티를 시도하고 화웨이 5G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이후 2020년 5G 상용 네트워크 가능을 목표로 잡고 있다.

ICT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IFA 2017 때처럼 MWC 2018에서도 3GPP 5G 표준에 맞는 5G 상용 칩셋을 깜짝 소개하며 시장 진출 의지를 보였다”며 “다른 통신업체들과 마찬가지로 2020년 5G 상용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계속 연동 시험과 에코 시스템 확보에 매진할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