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한 데 이어 지분도 매도했다. 연이은 조치로 이 GIO가 ‘대기업 총수’란 타이틀을 벗게될 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네이버는 공시를 통해 이해진 GIO가 회사 주식 19만5천주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도로 4.31%였던 지분율은 3.72%로 낮아졌다.
이 GIO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준대기업 지정을 앞둔 지난 8월에도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보유지분 11만주(0.33%)를 매도하면서 4.64%였던 지분율을 4.31%로 낮췄다.
이에 앞서 이해진 GIO는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사내이사직 연임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뉴욕, 도쿄 증시에 상장된 네이버 자회사 라인의 등기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 일부선 "5월 공정위 발표 의식한 조치" 분석
공정위는 지난해 9월 네이버를 비롯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57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또 이해진 GIO를 기업에 실질 지배력을 지닌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다.
이로써 네이버는 기업집단 현황 및 비상장사의 중요 사항과 더불어 동일인으로 지정된 개인(이해진 GIO)의 배우자 및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간의 거래 내용을 공시할 의무를 갖게 됐다. 또 순환출자 현황, 채무보증 현황, 취득 또는 소유하고 있는 국내계열사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여부 등도 정기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 동안 네이버는 이해진 GIO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동일인(총수) 지정에 자칫 부패 기업이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안타깝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다.
네이버는 자산규모가 5조원 이상을 넘은 만큼 준대기업집단 지정에는 공감했지만, “국가가 일정 규모로 성장한 모든 민간기업들에게 채벌과 총수 개념을 부여하는 것은 우리 사회 시각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글로벌 사업에 있어 대기업 총수란 타이틀이 부패 기업으로 비춰질 수 있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일각에서는 최근 사내이사 연임포기와 지분 매도를 놓고 이해진 GIO가 올 5월 예정된 공정위의 기업집단과 동일인 발표를 앞두고 총수 지위에서 제외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진출과 사업 전개에 더욱 힘을 쏟기 위한 의도란 시각이다.
■ 공정위 "신규투자 영향력 등 보고 판단"
그러나 이해진 GIO가 대기업 총수 지정에서 제외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총수 지정 당시 공정위는 이 GIO가 사내이사이자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고, 지분율이 회사에 지배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어떤 결론을 내릴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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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관계자는 “5월1일 발표를 앞두고 현재 기업들로부터 지정 자료를 요청해 받고 있다”면서 “네이버 등을 포함해 동일인이 회사에 실직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네이버 이해진 GIO의 지분 매도와 사내이사 연임 포기 이슈 등도 관련 규정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며 “신규 사업 투자 집행 영향력, 임원 임명 영향 등 회사가 제출하는 자료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