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P 몸값 놓고 퀄컴-브로드컴 힘겨루기

'440억 달러로 상향' vs '과대 평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2/22 18:18    수정: 2018/02/22 18:35

반도체 공룡 퀄컴과 브로드컴이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기업 NXP 몸값을 두고 힘겨루기 중이다. 퀄컴이 NXP 인수 금액을 높일수록 브로드컴이 퀄컴을 사들이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퀄컴의 NXP 인수 가격이 상승하자 브로드컴은 당장 퀄컴의 몸값을 낮추는 식으로 대응했다. 퀄컴은 즉각 양사의 시너지 가치를 평가 절하했다며 반발했다.

22일 외신들에 따르면 퀄컴은 브로드컴의 인수 금액 하향 조정에 “(NXP 인수 금액을 높이면) NXP 인수 가능성이 더 확실해지고 그에 따라 퀄컴의 가치도 상승하는데도 브로드컴은 더 부적절한 제안을 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도체 공룡 퀄컴과 브로드컴이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기업 NXP 몸값을 두고 힘겨루기 중이다.(사진=씨넷)

퀄컴은 지난 20일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NXP의 인수 금액을 기존 380억 달러(약 41조원)에서 440억 달러(약 47조7천억원)로 15.8% 상향했다. 회사 가치와 주가 수익률 상승을 고려해 인수가를 더 높여야 한다는 NXP 주주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2016년 첫 제시했던 주당 가격도 100달러에서 127.5달러로 뛰었다.

퀄컴은 모바일 통신, 블루투스 반도체 시장에서 1위인 자사와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서 1위인 NXP가 힘을 합친다면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분야로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초대형 반도체 공룡이 탄생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퀄컴 인수에 나선 브로드컴은 지난 21일 퀄컴의 몸값을 기존 1천210억 달러(약 131조원)보다 4% 하향해 1천170억달러(약 127조원)로 제안했다. 주당 가격도 앞서 지난 16일 제시한 82달러에서 79달러로 내려갔다.

퀄컴이 브로드컴의 인수 시도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NXP 인수 금액을 올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브로드컴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퀄컴 이사회는 NXP에 과도한 가치를 부여하며 퀄컴 주주들에게 일방적으로 반하는 행동을 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게시했다.

브로드컴은 그럼에도 퀄컴 인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발표된 성명엔 "퀄컴 주주들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제안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퀄컴의 현재 이사회나 오는 3월 6일 주주총회 후 새롭게 선출된 이사회와 거래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브로드컴은 퀄컴이 NXP 인수에 실패하면 앞서 제안했던 주당 82달러로 퀄컴 매수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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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은 브로드컴의 조치에 대해 즉각 비판 입장을 내놨다.

퀄컴은 22일 자사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NXP의 비일반회계기준(Non-GAPP)에 따르면 영업 수익이 20% 증가하는데 이는 주당 127.5달러도 실제 NXP의 가치보다는 낮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NXP는 퀄컴에 매출 다각화와 사업 영역 확장, 자동차와 IoT 시장에서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양사의 결합으로 "연간 최소 5억 달러에 달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