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의료 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 기간 단축을 지원한다.
과기정통부는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위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차세대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9월 글로벌 바이오 강국 실현을 위해 세운 '바이오경제 혁신전략 2025'와 '연구 데이터 공유·활용 전략'의 선도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ICT로 1천200조원대 의약품 시장 진입 장벽 해소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연 1천200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향후 연 4~7% 내외의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시장으로 손꼽힌다. 이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조선 시장 총합인 1천100조원 이상의 규모다. 2021년에는 약 1천8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하나의 글로벌 신약 창출을 위해 10년~15년의 오랜 시간과 1조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며, 성공 확률도 매우 낮아 글로벌 진출에 높은 진입 장벽이 있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기업에 비해 영세한 국내 제약사는 소극적인 연구 개발 투자로 고부가가치 신약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고부가가치 신약 개발의 후발주자인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시장 진입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빅데이터·ICT를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과기정통부는 R&D를 통해 다량 축적된 연구 데이터, 병원 진료 정보 등의 우수한 의료 데이터에 AI를 적용하면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단축해 국내 신약 개발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 빅데이터로 시간·비용·부작용 최소화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발굴→전임상시험→임상시험 →시판의 크게 네 단계로 구분되며, 각 단계별로 연구 내용과 활용되는 데이터가 다르므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후보 물질 발굴·전임상시험 단계에서는 실험 결과, 논문 자료 등의 연구 데이터가 주로 활용된다. 연구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최적의 후보 물질을 제시해 후보물질 탐색 비용을 줄이고, 실험 결과를 효과적으로 예측해 전임상시험 단계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임상 시험·시판 단계에서는 진료정보, 건강보험 정보 등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최적의 환자군을 제시해 임상 시험 기간을 단축하고, 시판 후의 효능독성을 자동 추적해 부작용 최소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는 후보 물질 발굴 단계의 프로젝트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별도의 법령 제·개정 없이 가이드라인 만으로 공유·활용이 가능한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단기 성과 창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 물질 발굴에 사용되는 연구 데이터는 그간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약 50여만건이 축적돼 있다. 이를 활용해 평균 5년이 소요되는 후보 물질 개발 기간을 최대 1년까지 단축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플랫폼 개발 착수…4차위서 전략 발표
과기정통부는 이달 사업 공고를 거쳐 올해 상반기 내 한국화학연구원을 중심으로 AI 전문 기업·연구소, 신약 개발 연구자가 참여하는 사업 컨소시엄을 구성,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다.
개발된 플랫폼은 AI 학습·연구자를 통한 검증 작업을 거쳐 연구자·기업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내년 중 공개된다.
해당 플랫폼은 제약사·병원 등이 활용하여야 하는 만큼 현장 수요자 중심의 전문 컨설팅 그룹을 구성해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상시 반영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후보 물질 발굴 단계 뿐 아니라 신약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AI·빅데이터를 활용한 국가적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우선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 모델을 창출한 뒤 민간·범부처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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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관계 부처와 공동으로 (가칭)'국가 AI 활용 신약개발 전략'을 올해 상반기 내 마련해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하 헬스케어 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제약 산업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AI·빅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이라며 "관계 부처와 협업해 국가적 신약 개발 역량 제고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