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왕좌를 지켰다. 스마트폰 시장 선두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소폭 높아진 가운데 중국 제조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1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3억1천750만대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3억940만대) 대비 2.6%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0.3%p 늘어난 21.1%를 기록하며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를 0.5%p 더 벌렸다.
애플은 지난해 2억1천58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억1천540만대)보다 0.19% 늘어난 수준이다. 점유율은 전년 대비 0.2% 줄어든 14.3%를 기록했으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상위 5개 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하락했다.
이어 3·4·5위에 이름을 올린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모두 전년 대비 1천만대 이상 높은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세계 시장 선두인 삼성전자와 애플을 거세게 추격했다.
중국 시장 1위인 화웨이는 지난해 전년(1억3천880만대)보다 10.23% 증가한 1억5천30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0.8%p 오른 10.1%를 기록했다. 오포는 지난해 1억1천8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한 수치다. 점유율은 전년 대비 1.9%p 늘어난 7.8%를 기록했다.
특히 샤오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샤오미는 지난해 전년(5천870만대)보다 55.5% 증가한 9천13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3.9%)보다 2.2%p 늘어난 6.1%를 기록했다. 샤오미가 이 같은 성과를 달성한 데는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회사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가성비·현지화·소통 전략을 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인도에 100개의 '샤오미즈자(샤오미의 집)' 매장을 구축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진출 국가도 40개국에서 60개국으로 확대됐다.
또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상위 5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는 62.4%다. 이들을 제외한 기타 업체들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6억1천190만대로 집계됐으며 점유율은 40.6%를 기록했다. 판매량은 9.86%(6690만대), 점유율은 5%p 모두 줄어들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비보가 지난해 1억70만대를 기록하며 5위를 차지했으며 샤오미는 9천60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해 SA와는 차이를 보였다. 이 기관에 따르면 비보에 이어 샤오미·LG전자·레노보·ZTE·알카텔 순으로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상위 6~10위를 차지했다.
7위를 차지한 LG전자는 지난해 5천59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했으며 이는 전년(5천500만대)보다 2% 증가한 수치다. 국내와 북미지역에서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레노보, ZTE, 알카텔은 지난해 4천970만대, 4천490만대 2천7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 25%, 39%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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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2016년(14억8820만대)보다 1.3% 증가한 15억750만대로 집계됐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보다 6% 성장할 것으로 SA는 전망했다. 기업 간 기술 경쟁이 지속되며 교체 수요를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향후 기업들이 제품 차별화와 현지 맞춤 전략을 강화해야 교체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 박진석 연구원은 "작년에는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을 겪고 있고, 인도에서는 샤오미의 위협이 거세지면서 올해엔 다소 어려워 질 수 있다"며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국가에서의 매출과 새로운 기술 트렌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 삼성전자가 올해 시장 1위를 지키기 위한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