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대리점과 판매점을 대상으로 특정 가입자식별모듈(USIM) 판매를 강제할 수 없게 된다. 또 대리점과 판매점은 직접 USIM 제조사와 거래도 가능해진다.
국회는 30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재적 231인, 찬성 215인, 기권 16인으로 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신경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이통 3사가 유통점을 대상으로 자사가 판매하는 USIM만 취급할 수 있게 하면서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점을 고치기 위한 내용이다.
법안 통과에 따라 이통사는 대리점과 판매점을 대상으로 USIM 유통과 관련된 사항을 지시, 강요, 유도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금지행위를 어길 경우 과징금과 시정명령, 벌칙이 부과되는 조항이 신설됐다.
이전까지 대리점과 판매점은 이통사가 취급하는 USIM만 판매했지만 직접 USIM 제조사와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USIM 가격이 보다 저렴해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실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과거 2014년 방송통신위원회가 행정지도를 통해 알뜰폰 회사가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USIM 제조사로부터 USIM을 구입한 결과 약 3천원 가량 가격 인하 효과가 있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 USIM을 이통사가 전량 구매한 뒤 대리점과 판매점에 유통하는 구조 속에서 독점규제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이전과 같은 USIM 유통 구조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규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 법안은 공표된 뒤 3개월 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이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20대 국회에 들어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은 총 21건이 발의된 상황이다. 신경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 외에도 20건의 법안이 계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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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발의된 안건은 주로 분리공시 도입이나 제조사 자료 제출 의무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원금 상한제 폐지 내용을 담은 법안은 이미 지원금 상한 효력기간이 지나 대안폐기될 것으로 보이지만, 분리공시 도입과 같은 법안은 국회의 논의 과정에 따라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통위는 분리공시 도입 개정안을 두고 6월 임시 국회에 처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