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형사고발장 보니…"사기·손괴·업무방해죄"

소비자주권, 애플 본사·애플코리아 대표 형사고발

홈&모바일입력 :2018/01/18 12:35    수정: 2018/01/18 14:38

국내 한 시민단체가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설명하지 않은 채 구형 아이폰 성능을 고의적으로 저하했다며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에 형사소송을 제기했다. 피고발인은 팀쿡 애플컴퓨터 대표와 다니엘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는 18일 오전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의 형사 책임을 묻는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소비자주권은 "팀쿡 애플컴퓨터 대표는 아이폰(6·SE·7 시리즈)을 생산, 운영체제(iOS)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제작·공급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위 프로그램을 각자 보유한 기기에 설치하도록 한 혐의가 있다"며 "또 다니엘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는 미국 애플컴퓨터사의 지시를 받아 아이폰을 판매하며 iOS 업데이트가 소비자들에게 잘 정착되도록 한글화 서비스·배포 서비스·기기 수리·보증 서비스 등을 담당해왔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주권은 "이를 통해 검찰이 침해된 아이폰 소비자의 권리를 되찾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애플의 불법적인 행위로 인한 소비자들의 재산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애플 대표자들에게 민사적 책임과 함께 형사적 책임 또한 엄히 물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애플이 구형 아이폰 성능을 고의적으로 저하했다며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에 형사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제공=뉴스1)

이들은 팀 쿡 애플 대표와 다니엘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의 불법행위가 '컴퓨터에 의한 업무방해죄', '사기죄',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주권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입출력 장치를 비롯한 중앙처리장치(CPU) 등은 가격 면에서 일반 컴퓨터보다 비싼 소형화된 컴퓨터"라며 "그런데 피고발인들은 소비자들의 아이폰 배터리의 잔량에 따라 기기의 성능을 제한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활용해 은행간 송금, 주식 매입·매도, 정보 검색 등 각종 일반적인 업무를 볼 수 없도록 했고, 이 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2항 '컴퓨터 등 이용업무방해의 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아이폰7. (사진=씨넷)

이어 소비자주권은 "피고발인들은 배터리의 성능 저하로 인한 결함 및 이를 보완할 의도로 제작된 업데이트의 내용에 기기의 성능을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을 전혀 고지하지 않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을 기망했다"며 "아이폰 소비자들은 영문을 알지 못한 채 느려진 아이폰 등을 사용하다가 불편함을 견디지 못해 유상으로 피고발인들이 운영하는 서비스센터에서 배터리를 교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리비를 지출하거나 새로운 기기로 교체를 해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발인들은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보았으므로 형법 제347조의 '사기의 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주권은 "iOS 업데이트로 소비자들의 아이폰 기기의 성능은 최대 3분의1까지 저하됐다"며 "이는 재물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목적에 사용될 수 없게 하는 것으로 소유자의 이익에 반하는 물체의 상태변화가 있으므로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의 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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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아이폰 기기들은 손괴의 대상이 되는 재물에 해당함은 물론이고, 아이폰 내부의 운영체제와 장치관리에 대한 프로그램은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하므로 특수매체기록의 손괴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소비자주권 측은 지난 11일 112명의 아이폰 소비자를 원고로 1차 집단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현재까지 손해배상소송에 참여를 희망하는 아이폰 소비자는 7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주권은 오는 19일 소송 신청을 마감하고 소송위임과 동의 및 소장 작성을 통해 2차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추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