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규제법 또 나왔다…인터넷실명제 법안 발의 논란

장제원 의원 "악성댓글 피해 우려"…업계 "표현의 자유 침해"

인터넷입력 :2018/01/15 17:04

네이버와 카카오를 겨냥한 또 하나의 포털규제법이 발의됐다.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해 다른 사람의 인격권 침해를 막자는 내용이 골자이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며 해외기업과의 역차별 문제로도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5일 국회 등에 따르면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포털 댓글 등에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정보 검색과 이메일,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일일 평균 이용자 수 1천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한다. 사실상 네이버와 다음을 염두에 둔 법안인 셈이다.

장제원 의원 측은 "현재 네이버와 다음 등은 게시판에서 이용자가 자유롭게 익명으로 댓글을 쓸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악성 댓글에 대한 타인의 인격권 침해 등 피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게시판을 설치·운영하는 경우 그 게시판 이용자의 댓글에 대해서만 본인확인조치를 해 건전한 인터넷문화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같은 법안 발의에 인터넷 단체 오픈넷은 개정안이 통과돼서는 안 된다는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오픈넷 측은 "이러한 개정은 2012년 위헌결정(2010헌마47)을 받은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시키는 것으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정면으로 위배되며,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그리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댓글’에 대한 정의가 없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며 결국 모든 게시글에 대한 본인확인조치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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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업계에서는 같은당 김성태 의원이 발의한 '뉴노멀법'에 이은 또 하나의 포털 규제법이라고 우려하며 국내외 사업자 역차별 문제에도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네이버와 다음을 겨냥한 포털규제법"이라며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들이 이에 해당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