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꿈에 부풀었던 화웨이가 AT&T로부터 막판에 퇴짜를 맞았다. AT&T가 휴대폰 판매 게획을 전격 취소하면서 충격에 빠졌다.
위천둥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부문 CEO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됐다"고 토로했을 정도로 화웨이에겐 충격적인 조치였다.
중국 화웨이 휴대폰 판매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원들이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보낸 서한이 협력 파기의 단초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일 중국 언론을 종합하면 위 CEO는 9일(미국 현지시각) 강연 하루 전인 8일 메신저 위챗(WeChat) 메신저를 통해 "본래 내일 오후 강연을 통해 미국 통신사를 통한 '메이트10 프로(Pro)' 스마트폰 미국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취소됐다"며 "이는 우리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발표 전일까지도 공식 선포에 대한 기대에 차 있었지만 하루 전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그는 이 메신저에서 "지난 몇 년간 미국 내 모든 인수 계획이 해외투자위원회(CIFUS)에서 거부당해 큰 손실을 입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 핑웨스트에 따르면 이같은 갑작스런 '협력 취소' 통보는 미국 의회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18명의 의원들이 FCC에 서한을 보낸 것이 이번 사태를 불러오게 됐다고 핑웨스트는 제시했다. 이 서한에는 FCC가 미국 주요 통신사와 화웨이의 협력 사안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한다는 언론 보도 내용들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통신기업의 미국 시장 침투에 대한 면밀하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 등도 제시됐다.
이 서한이 발송된 시점은 지난해 12월 20일이었다. 그 무렵엔 CES 개최에 앞서 화웨이와 AT&T의 협력 보도가 각종 언론을 통해 쏟아지고 있었다.
■ 중국 언론들 "정치게임의 희생양이 됐다" 비판
화웨이와 미국 AT&T의 협력은 기일을 예정할 수 없게 됐다. 중국 언론은 "화웨이가 정치게임의 희생양이 됐다"는 논조로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인한 협력 파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화웨이는 앞서 2012년에도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HPSCI) 보고서가 제시한 '보안' 문제에 막혀 미국행이 좌절된 바 있다.
화웨이 측은 CES 발표 직전까지 이번 협력을 위해 미리 맞춤형 광고 계획까지 마련한 상태였기에 경제적 손실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의 '미국행'이 완전히 꺾이지는 않았다. 화웨이의 '메이트9'가 미국 베스트바이(Best Buy), 아마존, 뉴에그(Newegg), B&H 등을 통해 유통 채널을 확장하고 판매될 계획이다. 단 전자상거래가 미국 통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미국 통신시장의 80% 이상 사용자가 통신사를 통해 휴대전화를 구입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계 3대 스마트폰 기업으로 올라선 화웨이는 이탈리아, 독일, 덴마크 등 유럽 시장으로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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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CEO가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이 우리의 다음 수순"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던 것을 떠올리면 향후에도 현지 통신사와의 협력을 위한 노력의 끈을 놓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AT&T와의 협력에 이상이 생기면서 화웨이의 미국 시장 진출과 글로벌 전략에는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