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오르면서 번호이동(MNP) 가입 건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4분기 들어 반대 양상이 벌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50만여 건을 기록하던 월간 번호이동 건수가 10월 이후 60만건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번호이동 가입자 수를 살펴보면 9월까지 평균 월간 번호이동 건수는 약 56만건이다.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오른 후인 10월부터 석 달 간 평균 월간 번호이동 건수는 63만건을 넘어섰다.
선택약정할인율이 오른 뒤 번호이동 가입자가 늘어난 셈이다. 당초 선택약정할인율 논의가 시작됐을 당시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번호이동 가입 유형은 단말기 지원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약정할인을 선택하는 편이 유리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일단 통신업계에서는 시기적으로 신규 단말기 출시와 맞물린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선택약정할인율이 오르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정책 홍보가 이뤄지면서 누적된 대기 수요가 9월15일 이후로 다소 몰리면서 번호이동은 물론 기기변경도 일시적으로 증가했었다"면서 "단통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 수의 증감이 둔화되면서 현재는 삼성, 애플 등 제조사에서 프리미엄 단말기를 새로 출시할 때 가장 번호 이동이 활발해지는데 이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11월 애플 아이폰8과 아이폰X가 연이어 출시하면서 번호이동 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분기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번호 이동자 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아이폰 2종이 새롭게 출시됐던 11월 번호이동 건수는 69만7천여 건으로 연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통 현장에서는 추석부터 연말로 이어지는 시기적인 대목으로 신규 가입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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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단말기의 출시 외에도 시장이 성수기를 맞이했던 점이나 연말 통신사들의 실적 압박 등의 요인이 더해지면서 번호이동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택약정할인율이 오르면서 실제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 열기 시작했는지는 이통 시장의 성수기인 4분기가 지나고, 변경된 정책이 시장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기 위해 향후 1~2분기가 더 지난 후의 추이를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