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게임업계의 키워드는 사자성어 다사다난(여러 가지로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음)으로 모든 게 요약된다.
게임업계는 ‘대박 히트’에 성공한 게임이 잇따라 탄생하며 어느 때 보다 분위기가 훈훈했다.
PC 게임으로 보면 배틀그라운드가 스팀 글로벌 판매량 2천500만 장 돌파, 동시접속자 수 1위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 또한 모바일 리니지 형제로 불리는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M이 출시 이후 월 매출 신기록을 차례로 경신하며 시장 규모를 더욱 늘리기도 했다.
넷마블게임즈와 펄어비스는 코스닥에 입성해 투자 환경이 위축된 게임 산업에 새 불을 지폈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분위기에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횡령 의혹에 따른 검찰 수사,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의 말 실수 등이 찬물을 끼얹었다.
지스넷코리아와 뉴스앤게임이 꼽은 올해 게임계 10대 뉴스는 다음과 같다.
■글로벌 대세작 된 배틀그라운드
가장 먼저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한 게 큰 이슈였다.
1대100 배틀로얄에 밀리터리 슈팅 방식을 융합한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3월 스팀 얼리억세스(사전 유료 판매) 이후 누적 판매량 2천500만 장을 돌파하며 토종 PC 게임으로는 처음 스팀 1위작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11월 최근 배틀그라운드는 정식 서비스로 전환된 상태다. 이용자들이 배틀그라운드에 푹 빠져있는 만큼 새해 뿐 아니라 오랜 시간 인기를 유지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배틀그라운드는 대한민국게임대상2017에서 대상 수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매출 신기록 경신한 모바일 리니지 형제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매출 신기록을 차례로 경신하며 모바일 게임계에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4일 국내에 공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첫 달 매출 2천60억 원을 기록했다. 당시 이 기록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숫자였다.
이 기록은 리니지M이 등장으로 다시 깨졌다. 지난 6월 출시된 리니지M이 출시 첫 달 매출 추정치는 2천500억 원 전후였다. 리니지M의 출시 초반 일 매출은 70~100억 원으로 이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이었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최대 실적...엔씨 첫 매출 1조 돌파
넥슨과 넷마블게임즈는 3분기 누적 매출 1조8천억 원을 돌파하며 올해 매출 2조 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넥슨은 히트, 다크어벤저3, 액스, 오버히트를 흥행시켰고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만에 설립 이후 처음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며 뜻 깊은 한해를 보냈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 매출 7천273억 원, 영업이익 3천278억 원, 당기순이익 2천751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234%, 403%, 당기순이익은 474%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대비로 보면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181%, 773%, 792% 상승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천억 원. 엔씨소프트도 빅3 게임사인 넥슨과 넷마블게임즈에 이어 매출 1조 게임사로 거듭난 셈. 이러한 성과는 리니지M 등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3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분기대비 488% 상승한 5천510억 원이었다.
■코스닥 입성...공룡 넷마블게임즈-대어 펄어비스
코스닥 시장서 ‘공룡’과 ‘대어’로 불리며 주목을 받은 게임사도 있었다. 넷마블게임즈와 펄어비스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나 5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13조3천억 원이었지만, 약 16조 원으로 늘면서 ‘공룡 기업’ ‘산업 역군’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또 펄어비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9월 공모가 기준 1조2천428억 원에서 세 달 만에 2조6천억 원으로 약 두 배 늘어났다.
두 게임사의 시가총액이 증가한 것은 실적이 탄탄했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존 서비스작과 신작을 통해 국내 뿐 아닌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업무 환경 개선 나선 게임사
야근 등 강제근무를 요구하는 ‘크런치모드’가 수면 위로 올라온 뒤 각 게임사의 근무 환경이 개선되기도 했다.
크런치모드는 오랜 시간 산업 전반에 자리 잡힌 관행이었지만, 유독 일부 게임사의 근무 환경이 집중 조명을 받으며 손가락질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올해 각 게임사는 탄력 근무 시행을 하거나, 강제 퇴근 등을 적용하며 점차 임직원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환경 조성은 대형 게임사와 중견 게임사들이 중심에 서 있었다.
■e스포츠 새 바람
e스포츠 시장에 새 바람이 일기도 했다.
올해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인기작 오버워치를 활용한 e스포츠 대회가 주목을 받은 가운데, 새해 1월부터 공식 e스포츠 리그가 시동을 건다. 오버워치 공식 리그는 컨텐더스와 오픈 디비전 등으로 나뉜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는 게임스컵과 지스타 등 국제게임전시회에서 인비테이셔널(초청전) 방식으로 진행돼 전 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또 OGN과 아프리카TV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시범 대회를 시작한 한해였다.
액토즈소프트와 아이덴티티엔터테인먼트는 새로운 e스포츠 브랜드 WEGL를 앞세워 지스타 기간 마인크래프트, 하스스톤 등 이벤트 대회를 개최해 주목을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 e스포츠 대회를 서울 시청 광장에서 개최해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컴투스는 글로벌 인기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워를 앞세운 e스포츠 결승전을 미국서 처음 개최해 ‘모바일 게임의 e스포츠화’에 앞장섰다.
■올해 게임 시장 규모 약 11조5천억 추정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를 지난해 보다 6.2% 증가한 11조5천703억 원이라고 추정했다.
이중 모바일 게임 규모는 4조8천8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고 봤다. 같은 해 온라인 게임 규모는 4조7천207억 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모바일이 온라인을 뛰어 넘는 첫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모바일 게임 규모가 커진 이유는 모바일 리니지 형제인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M 등이 역대 최대 매출 신기록을 경신한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e스포츠협회 횡령 의혹 검찰 조사
한국e스포츠협회의 횡령 혐의 소식도 있었다. e스포츠 시장이 더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 던져진 충격파는 상당했다.
검찰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롯데홈쇼핑 등 대기업에게 받은 후원금을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측근들이 허위계약으로 빼돌렸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협회에서 불법으로 유출된 자금 규모는 5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이르면 내년에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측은 협회 사무총장 조모씨 등 협회 내부 관계자들이 허위계약에 관여했다고 보고 조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모씨는 협회 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구속적부심사로 풀려난 상태다. 이와 다르게 전병헌 전 수석이 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비서관이었던 윤모씨 등 3명은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여명숙 게임물관린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특정 인물과 매체를 ‘게임판 농단 세력’으로 지목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여 위원장은 국감 때 “확률형 아이템과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방해하는 게임업계 농단세력이 있다”며 “사행화를 막을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모바일게임 서비스 법안이 전병헌 정무수석(당시)을 통해 만들어졌다”며 폭탄 발언을 했다.
하지만 여 위원장은 몇 일만에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아 발생한 실수다. 무리한 표현을 했다”고 사과했다.
■게임 규제 완화 기대 조성
심야시간 대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시간을 통제하는 셧다운제, 게임 결제 한도액 조정 등 게임 규제법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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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민관 합동 게임 제도 개선 협의체가 출범했으며, 셧다운제를 폐지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반면 정치권 일각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강제적으로 규제해야한다는 주장하면서 업계를 당혹해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자율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달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