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업계의 소프트웨어 공룡과 하드웨어 공룡이 손잡았다. 최대 검색포털 바이두와 최대 스마트폰 기업 화웨이 이야기다.
목표는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다. 중국 1위 기업 간 만남이 가질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21일 바이두와 화웨이는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을 시작한다고 선포했다.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과 화웨이의 위천둥 컨슈머비즈니스부문 CEO가 중국 시장과 사용자 체험을 위한 자연어 교류, AI 개방 플랫폼 및 생태계, 콘텐츠와 서비스 등 방면에서 양사의 심도있는 협력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AI 플랫폼과 기술에 대한 협력이다.
양측은 화웨이의 '하이(Hi) AI' 플랫폼과 바이두의 '패들패들(PaddlePaddle)' 딥러닝 프레임을 기반으로, 화웨이의 신경망유닛(NPU)을 더해 공동으로 화웨이의 'AI 오픈 플랫폼'과 바이두의 '브레인(Brain)'을 중심에 둔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키로 했다.
이를 AI 개발자에 서비스함으로써 풍부한 AI 애플리케이션과 스마트 서비스 체험을 잉태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동시에 양사 스마트 기기 발전을 위한 음성 및 이미지 영역의 협력을 진행하고 인간-기계 자연어 교류 기술을 강화하기로 했다.
AI 영역에서 사실상 전면적인 협력이다.
증강현실(AR) 영역에서의 혁신을 위해서도 손잡는다. 양사는 기술 혁신과 하드웨어 구현을 결합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을 통한 AR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인터넷 서비스와 콘텐츠 생태계 협력을 통해 검색 및 지도와 백과사전 등에 대한 포괄적 분야에서 맞손을 잡는다.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두 회사가 함께 가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만큼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며 "화웨이가 늑대 문화를 추구하고 바이두가 늑대 공장으로 불린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문화적 유사성도 언급했다.
두 회사가 기술 DNA를 가진 만큼 인터넷 시대에서 AI 시대로의 전환기에 바이두의 AI 역량과 화웨이의 사용자군 등을 더해 전례없는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데 일치점을 찾은 것이다.
리 회장은 또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1위 기업이 스마트폰 분야 애플이며 2위는 인공지능 기업인 구글이라며 바이두와 화웨이의 결합이 바로 이 스마트폰과 AI의 합치를 의미한다고 제시했다.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작품이 자연스럽게 발전하다'는 뜻의 성어에 빗대 협력을 통해 얻을 향후 성과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휴대전화 시장 관점에서 봤을 때 화웨이의 위천둥 CEO는 "바이두와 화웨이의 '상호보완성'이 강하다"며 "향후 휴대전화의 하드웨어적 발전으로는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으며 AI 스마트폰 시대에는 휴대전화가 스마트 비서 역할을 하게 된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협력의 배경을 설명했다.
휴대전화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소수만이 생존하겠지만 화웨이가 수년 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란 자신감도 내비쳤다.
바이두에 있어 이번 화웨이와의 협력은 바이두가 추진하는 '올 인(All in) AI' 전략이 보다 소비자 기술에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하반기 이래 리 회장은 AI 시대의 도래를 설명하면서 스스로를 AI 회사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줄곧 AI 기술의 상품화를 꾀하던 와중에 화웨이와 결합을 선포한 셈이다.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의 공룡이라는 점은 바이두의 검색 AI 시스템의 모바일 상품화 관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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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C에 다르면 올해 3분기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910만 대에 이르러 시장 점유율이 10.5%에 달했다. 22.3%를 차지한 삼성전자와 12.5%의 애플의 뒤를 이었다.
AI를 키워드로 애플, 삼성전자, 비보(vivo) 등과 경쟁해야 하는 화웨이의 1위를 향한 발걸음이 바이두와의 협공을 통해 더욱 빨라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