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통신망 주관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이 또 다시 ‘관로’ 공방을 벌이며 맞붙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개막식을 불과 50일 앞두고 두 사업자가 또 다시 통신관로 문제로 다툼을 일으키자, 먼저 문제를 제기한 KT에 유감의 뜻을 표했다.
20일 KT는 경쟁사인 SK텔레콤이 지난달 자사 통신관로를 훼손한데 이어 추가적으로 무단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 발견돼 또 다시 고소를 하게 됐다며 이에 대한 SK텔레콤의 사과와 원상복구 조치를 요구했다.
양사의 얘기를 종합하면,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대관령면 일대에 ▲IBC존 ▲슬라이딩존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3개 지역에서 통신관로 훼손으로 인한 마찰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KT가 SK텔레콤을 상대로 총 3건(SK텔레콤은 2건 주장)의 고소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중 IBC존의 경우 훼손된 부분에 대한 원상복구가 이뤄져 합의가 이뤄졌지만 슬라이딩존과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는 양사의 주장이 맞선다.
KT는 슬라이딩센터존에서 한 건의 고소 취소가 있었지만 조직위의 합동조사에서 추가적으로 700GC 3.3km 구간 네 곳에서 무단사용 중인 것이 발견돼 추가 고소가 이뤄졌고,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는 SK텔레콤이 철거하겠다고 해 관로 추가확보를 위한 협의가 이뤄졌고 일주일 내로 해결될 수 있도록 조직위가 요청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 사장은 “해당 관로는 통신뿐만 아니라 방송까지 하는 중요한 루트인데 경쟁사가 무단으로 우리가 소유한 통신관로를 사용했고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아직도 100% 복구가 안 됐다”며 “조직위에 강력히 항의해서 통신망 복구를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이란 국가적 행사에 이런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사과를 해야 한다”며 “이번 통신망 훼손은 국가나 통신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루트를 통해서라도 사과를 해야 하고 조직위와 얘기를 해서 하루 빨리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SK텔레콤은 KT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슬라이딩센터존에서는 무단으로 포설한 사실 자체가 없고 경찰조사에서도 KT가 고소를 취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의 통신관로는 강원개발공사와 적법하게 임차계약을 맺고 사용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오히려 KT가 무단으로 점거 중인 케이블을 빼내기로 하고 오는 29일까지 그 관로에 우리 회사의 내관을 설치하기로 합의됐다”며 “이 자리에는 오상진 평창조직위의 정보통신국장, 이철재 강원도개발공사 과장, 박종호 KT 올림픽추진단 상무 등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KT가 개막식 50일을 앞두고 5G 관련 행사를 위해 기자들과 함께 평창을 방문해 놓고 이런 자리에서 전혀 사실과 다른 얘기를 꺼내 억지를 부리는지 모르겠다”며 “KT의 주장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사가 통신관로를 놓고 또 다시 공방을 벌이자 조직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상진 조직위 정보통신국장은 “논란이 된 관로 훼손 문제는 올림픽에 전혀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고 필드에서는 늘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면서 “이미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란을 확대시키지 않는다고 양사가 합의했는데 왜 KT가 부적절하게 오버슈팅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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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시시비비에 대해 더 이상 논쟁할 것도 없고 사실 확인이 끝난 문제이기 때문에 정리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4일 KT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자사의 통신관로를 SK텔레콤이 고의로 훼손했다며, 관련자를 업무방해죄와 재물손괴죄로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고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