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 글로벌시장 진출은 안된다고 본다."
정부의 글로벌 SaaS(서비스형소프트웨어) 육성 지원 사업 평가회에서 뼈아픈 지적이 나왔다. 지금 같이 제품 개발에만 몰두해선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SW) 기업 및 스타트업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본투글로벌 글로벌컨설팅팀 노재성 팀장은 14일 서울 강남 잼투고에서 열린 글로벌 SaaS육성 프로젝트(이하 GSIP) 성과 발표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노재성 팀장은 "지난 15년 간 실리콘밸리에서 두번의 창업을 하고 실패도 해보고 지난 1년전 부터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후, "우리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 글로벌 진출은 안된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성과 발표 자리에서 (이런 얘기가) 불편할 수 있지만 진정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주장을 이어나갔다.
그는 "우리 창업기업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 창업기업 면면을 보면 공통적으로 제품만 보고 시장은 모르는 특징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또 "공대 나온 창업자 2~3명이 제품 만드는 게 너무 좋아서 몰두한다. 그런데 시장과 인터렉션(상호작용)하지 않는 기간이 너무 길다. 이런 모델에서 엄청난 이슈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先) 제품 개발, 후(後) 시장 검증 모델을 벗어나 시장과 제품이 병행하는 모델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팀장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들의 투자 경향을 보면 '시장 검증'이 글로벌 스타트업 세계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그가 제시한 그로스엑스 아카데미(GrowthX Academy)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 큰 변화가 생겼다. 2007년 이전에는 시리즈A 투자 기간이 길었는데, 2008년 이후에는 투자규모가 작은 씨드 단계 투자가가 기간이 길어졌다. 2013년 이후 부턴 씨드 투자 기간이 훨씬 길어졌다.
노 팀장은 "프로젝트도 더 작게 만들고 반복적으로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살펴보는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학습중심으로 시장을 탭핑해가는 모델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여러분이 투자를 한다면 그 회사가 1조되는 유니콘으로 성장할지 무엇을 보고 판단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으며 "(실리콘밸리의) 학습된 노하우가 이런 표에 들어가 있는 것"이라며 글로벌 창업에 있어서 실리콘밸리의 트렌드를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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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팀장은 더불어 글로벌에서 성공하는 제품은 뻔한 것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제품 소개를 들었을 때 "'도대체 이해가 안되고 뭐 하려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와야 한다"며 "파괴적인 시각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은 이런 마음가짐이 부족하다"며 "'중간이나 가면 다행이지'란 생각으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