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확실"…지방공기업, 클라우드 써보니

과기정통부-NIA 그랜드클라우드컨퍼런스 안산도시공사 사례발표

컴퓨팅입력 :2017/11/27 15:26

정부가 수년간 행정입법과 부처합동 시행계획으로 클라우드컴퓨팅 시장 활성화를 밀어부치고 있다. 올해는 국내 민간클라우드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정부가 공공부문 전산시스템 수요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 중앙정부부처 차원에서 그 정책효과를 봤다는 사례를 찾긴 어려운 가운데, 확실한 비용절감과 관리부담 해소 효과를 얻었다는 지방 공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민간클라우드 도입 효과를 봤다는 지방공기업은 안산시 차량관련 정보시스템 운영환경을 자체 서버 인프라에서 민간클라우드로 전환한 안산도시공사다. 안산도시공사 경영관리부 김종하 전산팀장은 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그랜드클라우드컨퍼런스 강연자로 나선 자리에서 민간클라우드 전환 배경과 이후 구체적인 효과를 제시했다.

2017년 11월 24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클라우드컨퍼런스 현장에서 민간클라우드 도입사례를 발표한 안산도시공사 김종하 전산팀장.

안산도시공사는 안산시 거주자우선주차시스템과 장애인콜택시서비스를 위한 정보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전산장비를 통해 상시 데이터 관리와 운영을 해야 하는 대상이다. 이런 서비스는 규모가 어떻든 원활한 동작과 유사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시스템, 네트워크, 보안 등 분야별 전문 엔지니어가 업무를 배정받아야 문제 없이 돌아간다. 예산과 인력 모두 제한된 지방공기업 처지엔 보장되기 어려운 조건이다.

김 팀장은 기존 정보시스템 운영환경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기관 규모가 작아서 현재 IT인프라 담당할 전문인력이 없고, 자신도 주로 행정업무를 맡고 전산 쪽에 관여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10년 넘게 동작하는 해당 서버엔 현재 단종돼 업데이트가 불가능한 윈도서버2003이 돌고 있었다. 보안과 안정성을 개선하려면 신규 시스템 도입이 필요했지만, 예산을 배정받기가 어려웠다.

그는 "상급기관에서 수시로 보안성 강화 지침을 주는데 작은 기관 처지에 기술, 사람, 행정적 요인을 고려하면 풀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아침저녁 서버 동작 램프에 불들어 오는지, UPS 돌고 있는지 보는 데도 담당 인력이 필요했고, 점검하려고 껐다 켜는 서버가 너무 노후해 서비스가 다시 돌지 무서울만큼, 돈도 시간도 인력도 부족하다보니 문제가 많아 방법을 찾은 게 클라우드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KT유클라우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당시 정부의 클라우드보안인증을 초기에 받은 유일한 민간사업자 서비스였다. 시의 거주자우선주차시스템과 장애인콜택시서비스 인프라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면서 운영서버 및 데이터베이스(DB)서버를 새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물리적 웹서버 2대를 퍼블릭 영역, DB서버 2대를 프라이빗 영역 클라우드로 재구성했다.

그는 "신규 시스템을 물리서버로 자체 구축했다면 서버 하드웨어, OS와 DB 등 소프트웨어 합쳐 7천만원 정도 들었을텐데 클라우드를 쓴 덕분에 900만원으로 해결해, 비용면에서 가시적 효과가 컸다"며 "전체 소요예산을 7년간 운영한다는 비용으로 기준 잡아 보면 자체 구축대비 34% 예산을 절감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공기업은 7천만원가량 예산을 쓰려면 입찰이라는 행정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공고부터 심사하고 본계약까지 2월부터 시작하면 예산조기집행 하더라도 6월까지 간다"며 "투입 금액은 차치하더라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하니 입찰이라는 중간과정 없이 진행할 수 있어 2개월만에 끝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시간, 비용 경제성뿐아니라 클라우드 도입후 서버 인프라에 기술적으로 관리할 포인트가 사라져서 별도 투입해야 할 인력도 없어졌고 행정적인 처리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처럼 작은 기관은 자체서버 구축시 별도 구현해야 했던 모니터링 및 장애시 푸시알림 기능을 (예산 부족으로) 꿈도 못 꿨는데, 클라우드로 도입하니 제공되는 기능이라서 쓸 수 있게 됐다는 부가적인 이득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지방공기업 입장에서 민간클라우드를 도입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진 않았다고 한다. 그간 정부부처에서 발표한 공공부문 민간클라우드 도입 가이드라인 내용대로 차분히 따라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는 입장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자체시스템 개선으로는 답이 안 나오는 상태였기에 민간클라우드 도입이 아무래도 수월했다는 얘기다. 모든 게 일사천리 만사형통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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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이드라인 내용에 따라 기관별 정보자원등급을 문서화하고 그걸 도입검토결과 명목으로 정책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에 보내고, 보안성검토는 국가정보원 대신 시를 거쳐서 상급행정기관인 경기도에서 받았다"며 "당초 (주차시스템, 콜택시서비스에 더해) ERP 시스템까지 3개를 전환하려고 했는데, ERP같은 내부 업무시스템은 클라우드 이용을 자제하라는 부분이 있어 (전환 대상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27일 지디넷코리아의 관련 질의에 "내부 업무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이 보안성검토 절차상 제한을 받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지만 내년에도 다른 운영서비스 인프라를 가이드라인에 맞춰 전환할 계획"이라며 "이번 전환사례와 동일하게 비용 절감과 관리 부담 해소 측면에 효과가 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