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푸크시아OS, 스위프트 코드 구동한다"

애플 깃허브 프로젝트에 푸크시아 지원 코드 검수요청

컴퓨팅입력 :2017/11/21 11:30    수정: 2017/11/21 14:04

구글의 세번째 운영체제(OS) 푸크시아(Fuchsia)가 애플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Swift)의 코드를 구동할 전망이다.

안드로이드폴리스는 20일(현지시간) 구글이 푸크시아 OS에 스위프트 프로그래밍 언어 지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문보기]

프로그래밍 언어 소스코드. [사진=Pixabay]

푸크시아는 지난해 구글이 운영하는 깃(Git) 저장소에 조용히 등장했다. [☞바로가기] [☞관련기사] 그 설명에 따르면 푸크시아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커널 '마젠타(Magenta)' 기반 OS다. 리눅스 커널을 쓰는 안드로이드, 크롬OS 등과 별개의 새로운 구글 OS로 추정된다. [☞관련기사] 지난 9월 구글은 마젠타 커널의 명칭을 '지르콘(Zircon)'으로 바꿨다. [☞참조링크] 하지만 푸크시아 자체를 공식 소개하거나 구체적인 정보를 내놓은 건 아니었다. 여전히 푸크시아 개발 배경도 안갯속이다. 정황상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크롬OS의 통합, 사물인터넷(IoT) 환경에 대응, 안드로이드의 리눅스 종속을 벗어나려는 시도 등을 하는 걸로 짐작될 뿐이다.

구글 깃 저장소 설명에 따르면 푸크시아는 여러 언어를 지원하는 쪽으록 만들어지고 있다. 코어 영역은 C와 C++로, 사용자인터페이스(UI) '플러터(Flutter)'는 다트(Dart)로 개발됐다. [☞관련기사] 저장소에 담긴 항목들을 보면 고(Go), 러스트(Rust), 파이썬 언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푸크시아가 이에 더해 스위프트 코드까지 구동할 것이라는 관측의 근거는, 최근 깃허브의 애플 스위프트 프로젝트에서 나왔다. 한 구글 직원이 지난 16일 스위프트 컴파일러에 푸크시아 지원 기능 추가 코드를 작성해 풀리퀘스트(pull request, 관리자에게 코드리뷰를 요청)한 것이다.

IT미디어 더버지는 안드로이드폴리스 보도를 인용한 기사에서 이 사건을 설명했다. 푸크시아 지원을 풀리퀘스트한 구글 개발자는 자크 볼링(Zac Bowling)인데 그는 수년전 애플 프로그래밍 언어 '오브젝티브C'를 안드로이드로 이식하는 작업을 도왔던 인물이라 한다. [☞원문보기] 볼링이 애플 스위프트 프로젝트에 기여자(Contributor) 자격으로 남긴 메시지를 보면, 그는 스위프트 컴파일러에 푸크시아를 지원하고 스위프트 표준라이브러리(stdlib)에도 푸크시아 지원 요소를 추가하고자 했다. [☞원문보기]

스위프트 컴파일러가 푸크시아를 지원하면, 스위프트 언어로 짠 코드를 푸크시아가 실행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은 왜 자기네 OS에 경쟁사 애플의 프로그래밍 언어로 짠 코드를 구동되게 하려는 걸까. 다른 플랫폼의 앱을 간편하게 이식되게 만들려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애플은 스위프트 언어를 오픈소스로 풀었지만, 이 언어를 사용해 iOS 앱을 만들 수 있는 라이브러리는 오픈소스로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다시말해 iOS 앱 개발용 비공개 라이브러리에 의존하는 스위프트 코드는 스위프트를 지원하는 푸크시아에 곧바로 이식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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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구글이 푸크시아에 여러 언어를 지원하려 한다면, 그 의도는 코드 이식성보다는 플랫폼 참여 개발자가 원하는 언어와 개발툴을 선택할 자유를 보장하는 쪽일 수 있다. 개발자가 자바스크립트, 러스트, 고, 스위프트 등 어떤 언어든 선택해 앱의 핵심 로직을 작성한 다음, 여러 플랫폼에 맞춰 UI를 씌우는 것으로 다양한 기기에 대응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푸크시아 UI를 지원하는 플러터는 구글의 다트 언어를 사용해 멀티플랫폼 모바일 앱 개발을 간소화하는 오픈소스 툴이다. [☞바로가기]

푸크시아때문이 아니더라도 구글 개발자들은 애플이 만든 오픈소스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구글은 깃허브 애플 스위프트 프로젝트를 포크해 자체 저장소를 생성하기도 했다. 두 플랫폼 강자가 스위프트 언어 커뮤니티를 두동강내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구글이 그럴 의도가 아니었음을 밝히면서 그런 우려를 무마시켰다. [☞관련기사] 구글이 스위프트로 뭔가 하고자 한다면, 개발자 커뮤니티의 한 축을 꿰차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는 스위프트로 푸크시아 플랫폼의 번영을 꾀하려는 쪽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