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는 프로그래밍을 모르면 바보다. 말단사원부터 최고경영자(CEO)까지 모두 개발자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성남시 분당구갑)이 어제 열린 '제 18회 소프트웨어(SW) 산업인의 날'에 참석해 한 말이다.
김 의원은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하는 후배한테 이 말을 들었다며 SW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김 의원은 "경영학도지만 프로그램을 알아 사회생활에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경영학과) 후배들에게 프로그래밍을 꼭 배우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SW 중요성을 강조한 건 김 의원만이 아니었다. 축사차 무대에 오른 김성태 자유한국당(서울 강서을) 의원 역시 "우리 경제가 세계 10위인데 SW 시장 규모는 세계에서 1%밖에 안되는 건 말이 안된다"면서 "개발자, 기업인에게 도움이 되는 SW산업진흥법 전면 개정이 필요하며, 그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개발자 출신인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도 마찬가지였다. 유 장관은 "나 또한 개발자 출신으로 이 행사에서 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면서 "SW는 지능정보 근간이자 국가경제 혁신의 융합을 촉진하는 매개체다. 사람이 유일한 자원인 대한민국은 ICT와 SW를 기반으로 미래에 대비해야 하며 그 중심에 SW가 있다"고 SW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왜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이 안나오냐고 물은 유 장관은 "SW는 글로벌 경쟁력 토대로 국민소득 3만달러를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올해가 18회째인 이 행사는 지난 1년간 국내 SW산업 발전에 공이 큰 유공자와 우수 SW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다. 국내 SW인들의 연중 최대 행사인 셈이다. 기업인과 교수, 기관 관계자 등 44명이 유공자 상을 받았고, 기관과 업계 거물들이 총 출동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해 조현정 한국SW산업협회장, 조창제 한국상용SW협회장, 강진모 한국IT서비스협회장, 이상현 한국정보산업연합회장,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김명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서정연 SW중심대학협의회장 등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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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시간 넘게 진행된 행사를 보면서 '무언가 2%'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SW생태계의 한 축이자 SW산업의 최일선에 있는 개발자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초대받지 못한 그들'은 44명 유공자 명단에 한명도 끼지 못했다. 국내 최대 SW잔치에 초대 받지 못한 개발자들이 이 행사를 '그들만의 리그'라 생각하지 않을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해야 하는게 인간사다. SW인들이 먼저 개발자를 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비SW인들한테 개발자를 우대해달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내년 행사에는 개발자들도 주요 인물로 초대받았으면 한다. 아울러 개발자들도 표창과 훈포장을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