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동대문 패션 시장, '링크샵스' 타고 세계로"

오영지 링크샵스 부대표 인터뷰

인터뷰입력 :2017/11/20 17:57

동대문 도매상가는 여전히 활발히 거래가 일어나는 시장이다. 정부에서는 동대문 도매 시장의 규모에 대해 세금 계산서 기준으로 18조원 규모라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링크샵스 측은 시장의 실제 규모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링크샵스는 동대문 의류 도매 사입 대행 서비스로, 쇼핑몰, 오프라인샵 등의 업자들이 직접 동대문에 방문하지 않아도 상품 검색부터 구입까지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회사는 매장 내에서 말 그대로 '오는 손님'만 받던 동대문 도매 상가가 온라인 플랫폼을 만나면서 급격한 추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상가 건물의 혼잡함 정도와 관계없이 여전히 동대문이 패션 상품의 1차 생산 기지로 활약하고 있다는 뜻이다.

철저히 오프라인 위주로 돌아가던 동대문 시장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오기까지의 과정을 오영지 링크샵스 부대표가 밝혔다.

"현금 위주 동대문 도매상가 속 불편, 온라인 플랫폼으로 해소"

오영지 부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주식회사 웅진의 경영전략실에서 유아동 폐쇄몰 준비와 사업본부 기획·조직 운영 등 영업전략과 신사업을 담당했다. 또 중국, 미국 지역의 해외 법인 관리 업무와 IR 업무도 거쳤다.

남대문에서 거래되는 아동복이나 장난감 등 잡화를 대상으로 폐쇄몰을 운영하는 업무를 맡으며 오 부대표는 대기업 특유의 복잡한 절차와 안전 중심주의에서 한계를 체감했다. 2013년 패션업계 경력을 다수 보유한 서경미 에이프릴 대표와 손을 잡고 스타트업으로 진출한 이유다.

오영지 부대표는 "서경미 대표가 업계에서 보유한 15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비전이나 통찰을 제시한다면, 그걸 실행에 옮기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 시장의 사입 구조를 온라인화하려는 시도는 링크샵스가 처음은 아니다. 오 부대표는 그간 대기업이나 서울시 등 다양한 주체의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한 이유에 대해 "진열만 했을 뿐 거래 구조를 온라인으로 옮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이전의 유통 구조에 익숙한 관계자들이 단순히 상품을 보여주는 역할만 했지 어떤 거래 편의도 제공하지 못하는 신규 플랫폼을 활발히 이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링크샵스의 성공 비결은 상거래 등 종합 기능을 탑재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특히나 링크샵스가 설립된 2012년은 동대문 상가의 경기가 좋았던 시절이었다. 동대문 도매상들 사이에서는 '굳이 온라인 플랫폼까지 만들어 귀찮은 일을 늘려야 하겠냐'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도매상에게 옷을 구입하는 소매사업자들이 점차 오프라인 상점에 온라인몰을 겸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비효율적인 오프라인 거래 구조에 대한 이들의 불만이 높아져 갔다.

불만을 야기한 요인 중에는 주문한 제품 중 일부가 누락돼도 자정까지 기다렸다가 연락을 해야 하고, 종이 영수증을 들고 한 달마다 직접 매장에 찾아가야 종이 세금 계산서를 발급받고, 이 서류를 또 세무 담당자와 검토해야 하는 불편함 등이 있었다.

이를 당연하게 여겼던 동대문 도매 시장에도 매출 매입이 투명한 온라인 상거래의 비중 상승에 따라 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링크샵스는 도매상에게 "상품 생산 외 배송·결제·정산 등 부가 행정업무의 부담을 모두 없애주겠다"는 취지로 접근,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진입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오영지 부대표는 "오프라인 외 판매 채널을 전혀 받아들이려 하지 않나 처음에는 '매출이 늘어나는 게 싫은 건가'하고 충격을 받았다"며 "나중에 보니 다들 일 평균 매출 500만원 정도를 기록하는 매장을 혼자서 운영하고 있더라. 혼자서 제품 디자인·제조·판매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판로 확대가 달갑게 느껴지지 않을 만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의 편리함을 직접 경험한 도매상들이 생겨나는 등 점차 입점 매장 수가 늘어났다. 플랫폼 등록만 했는데 800만원의 추가 매출이 나왔다는 도매상의 연락을 받기도 했다. 링크샵스는 현재 월 평균 70억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다. 입점 매장 수는 현재 5천500~6천개 가량이다.

오영지 링크샵스 부대표.

"동대문→중화권→美→남대문으로 시장 확대할 것"

이 회사는 오는 2018년 대만과 홍콩 시장을 우선 공략해 동대문의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대만의 경우 특히 동대문과 같은 패션 상품 생산 기지가 없어 상품 전량을 해외 수입하고 있어 바잉 파워가 높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전략을 수립했다는 설명이다.

오영지 링크샵스 부대표는 "동대문 도매상들이 최신 유행에 맞춘 상품 디자인을 내놓는 속도 하나만큼은 전세계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TV 속 스타가 입고 나온 제품이 3일 내로 깔리는 시장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이런 속도 경쟁력을 갖춘 동대문 시장이 글로벌 패션 상품 생산 기지로 성장하는 데 링크샵스의 기술력이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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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부대표는 특이하게도 해외 시장 진출 끝에 남대문까지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세워진 전략이다.

오영지 부대표는 "중화권에 진출하면 중국 소매사업자들이 선호하는 미국 시장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내 동대문 시장 격인 'LA 자바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그 이후 북남미 소매사업자들이 유입되는 시점에 이들이 선호하는 남대문의 잡화 상품을 취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