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게임산업진흥원이 부활할 수 있을까?
지난 2009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통합됐던 게임산업진흥원 부활이 추진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임산업진흥원 부활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19일이었다. 당시 강만석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 원장 직무대행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게임산업진흥원'을 다시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것이 촉매제가 됐다.
게임산업진흥원은 1999년 게임종합지원센터로 출발해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을 거쳐 2007년 설립된 게임전문 지원 기구다. 출범 이후 게임 산업 성장을 위한 연구, 정책 마련 등을 통해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임산업진흥원 부활 추진 소식에 업계가 일제히 환영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지디넷코리아는 게임업계 여러 관계자의 입을 통해 '게임산업진흥원 부활이 필요한 세 가지 이유'를 꼽아봤다.
■ 중독 등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정부 주도 첨단산업으로 개선
게임업계에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이미지 개선이다.
게임은 최근들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주요 산업 중 하나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게임은 담배, 도박, 마약 같은 중독성 물질 취급을 하고 있다.
이런 인식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실제로 이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전수 조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지면서 지원정책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양질의 인력 유입이 줄어드는 등의 부작용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적지 않다. 특히 심각한 건 업계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소게임사가 설자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진다는 점이다. 이는 곧바로 게임산업의 질적, 양적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게임산업진흥원이 부활할 경우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게임이 이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전문적인 조사를 통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런 조사는 또 혹시 모를 게임의 부적적인 요소를 미리 파악한 뒤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관련 업계에서는 게임산업진흥원이 설치될 경우 정부가 주도적으로 게임 산업을 지원하는 모양인 만큼 게임산업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게임은 흥행사업인 만큼 대중의 이미지가 상당히 중요하고 어떻게 노출되는지가 성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한 부분에서 게임산업진흥원은 설치 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며 “더불어 정부가 지원하는 성장하는 산업이라는 이미지가 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양질의 인력 유입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전문성 강화 및 창구의 일원화
전문성을 갖춘 일원화된 창구 역할 역시 게임산업진흥원 부활을 기대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역할을 통해 시장에 맞춘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는 AI, 빅데이터, VR, AR,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주도적으로 도입하며 신규 시장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문체부와 한콘진 이러한 첨단 기술 중 VR 정도만 담당하고 있어 게임사가 필요한 지원 혜택을 거의 받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문체부와 한콘진 등 주무부처는 게임을 비롯해 스포츠, 만화 등 다양한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임기에 따라 담당자가 보직을 변경해 각 부서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잦았다.
담당자가 산업에 대한 이해가 적은 만큼 매년 빠르게 변하는 게임 산업에서 실질적으로 원하는 지원 양식을 찾지 못하고 그동안 진행한 사업을 반복하는 경향이 크다.
반면 게임산업진흥원은 게임관련 모든 콘텐츠와 기술을 다루도록 일원화하고 게임 시장에 민감하고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 인력이 포함되는 만큼 실제 업계에서 원하는 지원 사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게임산업진흥원은 내부 담당자를 견제 할 수 있는 외부 전문 인사가 포함되는 만큼 최근 일부 업체와 유착 의혹으로 논란이 된 지원사업의 공정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문체부와 한콘진 직원이 의도적으로 특정 업체에 지원사업을 밀어 준 것으로 보이는 현황을 포착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들은 지원사업 선정 평가위원으로 참석해 서로 업체를 지원사업자로 미뤄주는 등 공모가 있었다”며 “특정 9개 업체가 높은 경쟁률을 가진 지원사업 경쟁에서 2~4회 선정되며저 전체 지원사업비의 10%를 독식했다”며 게임 주무부처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 중소업체의 성장 동력 지원으로 양극화 해소
관련 업계에서는 게임산업진흥원의 설립을 통해 현재 국내 게임업계에서 가장 부각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는 연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국내 게임사장의 허리가 되는 중소게임사는 이렇다 할 성과를 기록하지 못해 적자를 면치 못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이는 주무부처인 문체부와 한콘진이 게임업계의 무게 중심 PC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이동하고 시점에 업체가 모바일 플랫폼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더불어 게임 시장의 주류가 모바일게임으로 바뀌면서 해외 시장 진출이 중요해졌지만 주무부처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국내 중소게임사가 사라진 빈자리를 중국 등 해외 게임이 차지하기 시작하며 국내 게임의 글로벌 경쟁력이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일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게임산업진흥원이 설립 후 인디 및 중소 게임사가 원하는 지원으로는 글로벌 진출 사업 강화, 인디 및 중소게임 펀드 조성, 외산게임 침투 대응, VC 등 투자 경로 확대 등을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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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게임산업진흥원에서 직접 업체에 투자를 하진 않더라도 정부가 지원하는 차세대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얼어붙은 투자 심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중소 업체는 기대하고 있다.
황성익 모바일게임협회 회장은 “인디 및 중소 업체를 지원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지원사업에 최근 성과를 기록 중인 RPG 장르만 선정되는 등 오히려 시장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고 게임업계에서 사라져 버린 허리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전문 기관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