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Q에 한해 수익 다 벌어…4Q도 '쾌청'

분기 영업익 3.7조, 누적 9.2조원…연간 '10조 클럽' 눈앞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10/26 12:43

SK하이닉스가 또 다시 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4분기에도 실적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SK하이닉스는 26일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8조1천억원, 영업이익 3조7천372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순이익 역시 역대 최고 실적인 3조555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3조2천867억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7천259억5천700만원)보다 414.8% 오른 3조7천37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자료=SK하이닉스)

■ 연간 영업익 '10조 클럽' 입성할까

SK하이닉스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9조2천555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을 더하면 '연간 영업익 10조 클럽' 가입도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3분기에 D램은 모바일 제품의 계절적 수요 증가와 서버의 수요 강세가 지속돼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이 각각 전 분기 대비 17%, 6%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6% 증가한 반면 평균판매가격은 고용량 모바일 제품 판매 비중 증가에 따라 전 분기 대비 3% 하락했다.

업계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활성화로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계속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글로벌 D램 제조사들의 클린룸 공간 부족 현상과 차세대 3D 낸드 제품들의 제한적 공급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부족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김경민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데이터 센서 시설 투자가 계속되고 있고, 이 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정 난이도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어 업체들의 생산 증가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다음 달 이천캠퍼스 R&D센터 신설 공사를 착공한다. 사진은 이천 R&D센터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 4분기도 시장 전망 좋아…"10나노 D램·72단 3D 낸드 양산"

이 같은 분위기는 4분기 실적 성적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업계는 특히 D램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이 4분기 호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72단 3D 낸드도 양산될 예정이어서 낸드 전망도 밝다.

26일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53달러였던 DDR4 4기가비트(Gb) 가격은 이달 24일 기준 4.24달러로 크게 상승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경영지원총괄(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 D램 비트그로스(메모리 생산량)는 20% 초반 수준이 예상되고, 낸드는 올해보다 높은 30% 중후반 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용량과 고성능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메모리 시장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D램은 차세대 10나노급 제품을 계획대로 4분기부터 양산하고, 낸드플래시는 4분기부터 양산하는 72단 3D 제품을 통해 고용량 모바일 솔루션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72단 3D 낸드플래시 칩과 이를 적용해 개발 중인 1TB(테라바이트) SSD 제품 (사진=SK하이닉스)

■ 청주팹·이천M14·도시바… 낸드 강화 의지

장기적인 성장 전략도 눈길을 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내년 4분기를 목표로 청주에 신규 팹(fab·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컨퍼런스 콜에 따르면 이 팹은 이천 M14와 비슷한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청주팹을 낸드플래시 양산에만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청주팹은 장차 낸드플래시 부문의 약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희 사장은 이천 M14에 대해서도 "2층의 50%는 이미 낸드플래시 양산에 사용하고 있다"며 "나머지 50% 공간에 대해선 12월쯤 공사가 완료되고, 주로 낸드에 사용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약한 고리인 낸드플래시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힘 쓰고 있다. 최근 도시바 반도체에 투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최대 15%의 도시바메모리(TMC)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015년 연간 매출 기준으로 세계 3위에 올랐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퀄컴과 브로드컴에 밀려 5위로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3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의 호황으로 올해 다시 SK하이닉스가 업계 3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장조사 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4분기에도 사상 최고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이 순위에는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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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이 대두되면서 업체들이 고성능의 메모리 반도체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계속되는 한,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록 행진은 한동안 계속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38.3%), 도시바(16.1%), 웨스턴디지털(15.8%), 마이크론(11.6%), SK하이닉스(10.6%)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