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O2O(online to offline) 업체 직방이 내달초부터 가상현실(VR) 기술을 도입한다. 이 기술이 적용될 경우 아파트 내부를 보여주는 'VR 홈투어'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VR 홈투어 서비스는 내부 면적과 구조 등을 실제 방문하는 것처럼 보여준다. 따라서 그 동안 부동산 앱 업체들의 '앓던 이'였던 허위매물 단속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직방은 VR 홈투어 서비스를 진출 초반인 아파트 매물 시장에 적용, 원룸 등 오피스텔 부동산 시장처럼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 VR, 부동산 앱과 시너지 낸다
업계에 따르면 직방은 내달 VR 홈투어 서비스를 앞우고 VR 콘텐츠 확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의 신청을 받아 아파트 매물 내부를 촬영하는 인력을 편성했다.
직방 관계자는 "VR 홈투어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아파트 매물 촬영을 하고 있다"며 "큐픽스의 가상투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사진 촬영에 걸리는 시간은 한 매물 당 10분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직방은 3D VR 스타트업 큐픽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큐피스는 사진 속 이미지를 이어 붙여 실내 공간을 입체로 구성하는 기술 '큐픽스 솔루션'을 갖고 있다. VR 공간에서 벽이나 문 등의 치수도 측정할 수 있어 미리 가구도 배치해볼 수 있다.
특히 한 번 VR 콘텐츠로 확보한 매물은 같은 평면도를 지닌 매물에도 적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아파트 매물 하나를 촬영하면, 그 매물의 위아래 층 매물들의 VR 콘텐츠도 확보하게 되는 것. 또 거래된 이후 다시 직방 매물로 올라오게 되면 별도 절차 없이 이전에 확보해둔 VR 콘텐츠를 등록할 수 있게 된다.
직방 관계자는 "평면도가 동일한 매물에 대해서는 과거에 촬영한 VR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참고용으로 제공할 예정"이라며 "임대인이 거주하던 매물을 촬영할 경우 개인정보와 관련된 부분은 가린 이후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방 측은 장기적으로 서비스 경쟁력 신장을 위해 아파트 매물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에게 VR 홈투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서울 지역에 우선 제공된다.
VR 콘텐츠는 직방이 소유한 360도 카메라로 촬영하게 된다. 때문에 이미지를 조작해 실제보다 내부 평수가 넓어보이게 하거나 채광이 더 좋게 보이게 하는 등 이용자에게 혼란을 주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공인중개사의 신청을 받아 VR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VR 콘텐츠가 대중화되면 이용자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짜 정보를 게재하는 허위 매물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허위 매물은 판매 목적이 아닌 만큼 임의로 내부를 촬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방, 원룸 넘어 아파트로 영역 넓힌다
VR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지난 6월 출시한 아파트 단지 정보 서비스를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직방은 지난 9월 서울 지역 아파트·주상복합 1천300여개 단지에 직방 중개사가 입점했다고 밝혔다. 직방에 따르면 이는 서울 내 100세대 이상 아파트·주상복합 중 절반을 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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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과를 위해 직방은 지난 2012년 직원들이 직접 현장에서 시장을 조사하고 매물 정보를 수집하는 ‘대동여지도팀'을 꾸려 운영해왔다.
직방을 비롯한 부동산 O2O 서비스는 대개 원룸 등 오피스텔 매물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운영해왔다. 해당 수치는 직방이 그간 인터넷 포털 부동산 서비스에 주로 등록돼 있던 아파트 매물 정보도 충분히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