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배민 줄 서 투자한 ‘푸드테크’

강병태 대표 “주문-배달 한 번에…시장 선점 경쟁력”

중기/벤처입력 :2017/10/11 17:20

요즘 같이 어려운 때, 사업이 술술 잘 풀려 행복한 마음에 자다가도 깬다며 함박웃음 짓는 스타트업 대표가 있다.

바로 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POS), 배달앱, 배달대행서비스 등 음식 주문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제공하는 기술기반 스타트업 푸드테크의 강병태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푸드테크는 올해 배달의민족을 서비스 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네이버로부터 총 167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다.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같은 배달음식앱 이용이 늘고, 바로고와 부릉 같은 배달대행업체들이 생겨나면서 이를 잘 연결할 수 있는 ‘똑똑한 플랫폼’의 필요성도 커졌는데 푸드테크가 앞서 이 시장을 선점한 덕분이다. 또 소프트웨어 파워도 컸지만, 강력한 영업력이 푸드테크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하고 싶던 일을 좋아하는 직원들과 펼칠 수 있어 요즘 정말 행복합니다. 배달의민족과 네이버로부터 투자 받기 전까지 거의 17년 간 월급을 밀린 적은 없지만 대표로서 매달 자금 걱정이 컸는데, 지금은 이런 부담에서 벗어나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매출이 일어나는 회사, 이 시장의 1등이란 생각에 자다가도 깹니다. 예전과 달리 사람을 뽑겠다고 하면 줄을 서는데, 행복하고 짜릿합니다."

강병태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으로, 1995년 이마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2001년에는 회사를 설립해 포스 사업을 시작했지만, 시장이 어려워져 금융 리스크 관리 시스템 등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회사가 커지면서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하던 차, 강 대표는 외식 시장과 배달 시장에 주목, 치킨 배달 솔루션 개발을 결심하게 됐다.

그리고 약 1년 간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를 개발해 프랜차이즈인 BBQ의 메뉴와 포스를 통합 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후 교촌, 네네, 페리카나와 같은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푸드테크의 포스 솔루션을 채택했다.

푸드테크 솔루션 개념도.

푸드테크는 강 대표가 창업, 운영해온 응용소프트웨어 회사인 유니타스의 사내 벤처로 시작해, 투자를 받게 되면서 별도 법인으로 떨어져 나와 얼마 전 여의도에 새 둥지를 텄다.

“조금씩 먹고 살던 무렵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를 찾아가서 포스 연동을 제안했어요. 그런데 우리도 자체 포스를 만들고 있다며 퇴짜를 놓더라고요. 그래서 2위 회사인 요기요와 저희 포스를 연동시켰고, 전력을 다해 사업을 하다 보니 투자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올해 1월부터 IR 활동을 펼쳤는데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응하더군요. 그러던 차에 배달의민족과 네이버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제안 받게 됐습니다.”

푸드테크 POS 시스템의 강점은 사용자가 배달의민족과 같은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바로 POS에 주문 정보가 입력되고, 한 화면에서 바로고, 부릉과 같은 배달대행업체를 호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너무나 쉽고 당연해 보이는 서비스지만, 기존에는 점주들이 직접 포스에 주문 정보를 입력하고 배달대행업체에 따로 배송을 요청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푸드테크의 POS 소프트웨어는 점주들이 갖고 있는 일반 POS와도 호환시켜 설치할 수 있는데, 대부분 PC에 설치해 사용한다. 모바일로도 연동되기 때문에 편리하고 공간도 크게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푸드테크 부문별 중개 목록.

강병태 대표는 투자금으로 영업 조직을 강화, 가맹 점포를 늘리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만2천개 수준의 가맹점을 내년까지 3만개(프랜차이즈+소상공) 정도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또 1~100위까지 프랜차이즈들의 75%를 가맹점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다.

“현재 전체 POS 시장에서 10%만이 주문 배달 기능을 가진 POS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시장에서 90%를 푸드테크가 차지하고 있어요. 이 10%에 불과한 시장은 배달앱과 배달대행이 성장하면서 커지기 때문에 저희의 성장성도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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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가 생각하는 푸드테크의 가장 큰 경쟁력은 거친 시장에 먼저 뛰어들어 빠르게 기반을 다졌다는 점이다.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생계형 프랜차이즈들은 본사에서도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없을 만큼 거칠어요. 열악한 환경일 때 먼저 투자하고 뛰어들었다는 점, 포스 회사들이 대부분 영세한 수준인데 푸드테크는 고객센터를 365일 새벽 3시까지 운영한다는 점이 강점이에요. 또 어떤 POS 기기와도 호환이 잘 되고, 고객 데이터를 잘 관리해주는 것도 푸드테크의 기술력입니다.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만들어 내년에는 말레이시아 등 해외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34억 서비스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55억, 내년에는 9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