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금융 찍고, AI 전략 짠다”

컴퍼니 빌더로 성공적…푸드플라이 등 엑시트

중기/벤처입력 :2017/09/28 16:41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회사를 만들고,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스타트업이 눈에 띄면 투자하는 회사가 있다.

여기에 공간 임대와 교육 사업까지 손을 뻗은, 한 단어로 규정하기 힘든 회사가 바로 패스트트랙아시아다. 최근에는 공유 사무실 ‘패스트파이브’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스타트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패스트트랙아시아와 5곳의 파트너사를 이끌고 있는 스타트업계 ‘팔방미인’ 박지웅 대표를 만나, 현재 전개하고 있는 사업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또 패스트트랙아시아와 인연을 맺고 싶어하는 회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도 물어봤다.

■ ‘컴퍼니 빌더’ 스타트업 지주회사 패스트트랙아시아

패스트트랙아시아 창업자.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일반 투자사라고 부르기엔 꽤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

멀티플레이어에 가까운 박지웅 대표 말에 따르면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컴퍼니 빌더’형 스타트업 지주회사다. 필요하면 직접 회사도 만들고, 각자 전문 경영인을 두고 관리하면서 투자도 한다는 뜻이다.

패스트트랙아시아는 2012년 초 박지웅 대표, 티몬의 신현성 의장, 리얼리티리플렉션 노정석 대표 등이 의기 투합해 설립됐다. 그해 9월부터 박 대표가 회사 최고경영자로 올라 현재까지 패스트트랙아시아와 파트너사들을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맛집 배달 대행 서비스인 ‘푸드플라이’의 전체 지분을 요기요(알지피코리아)에 매각하는 것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 했다.

지난해에는 식품 전문 회사 헬로네이처를 SK플래닛에 매각하는 등 '투자-성장-M&A' 성공사례를 다수 만들었다.

현재 패스트트랙아시아에 소속된 파트너사로는 패스트캠퍼스(교육), 패스트파이브(부동산), 패스트인베스트먼트(투자), ‘스트라입스’(남성 패션), ‘소울부스터’(여성 속옷) 등이 있다.

■ 무럭무럭 잘 자라는 ‘패스트파이브’·‘패스트캠퍼스’

김대일 공동대표와 함께 이끌고 있는 공유 사무실 패스트파이브는 올 4월 티에스인베스트먼트, 퀀텀에쿼티파트너스, 아이디벤처스로부터 총 120억원을 투자 받았다.

지금까지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9호점까지 오픈했으며, 최근 12호점(홍대입구점)까지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박지웅 대표는 “공유 사무실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은 자명하다. 현 시점 50인 이하 회사의 경우 다른 사무공간보다 패스트파이브가 편의성과 가성비 측면에서 낫다고 자신한다”며 “수많은 공유 사무실 회사가 있지만 앞장서서 뛰어가고 있는 패스트파이브와 위워크 정도만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아시아는 패스트캠퍼스란 이름으로 2013년 말부터 교육 사업도 하고 있다. 프리미엄 성인 실무 교육기관으로, 경력 전환을 원하거나 자신의 실무 역량을 강화하고 싶은 수강생들에게 프로그래밍, UX/UI 디자인, 데이터 분석, 마케팅, 비즈니스, 스타트업, 파이낸스, 외국어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패스트캠퍼스는 패스트파이브와 함께 패스트트랙아시아에 수익을 안겨주는 알짜 사업이다. 프리미엄 교육을 표방하는 만큼 대학원 못지 않은 교육양과 품질을 자랑한다.

■ 패스트인베스트먼트, 금융투자사로 전환…“AI 시대 고민”

박지웅 대표는 올해 투자 전문사인 패스트인베스트먼트를 엔젤투자사에서 금융투자회사로 전환 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방향을 바꾼 계기는 비상장 회사가 부동산에 투자해 몇백억씩 매출을 올리면서 50%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는 금융투자사들의 성공 사례를 보면서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특히 패스트파이브가 부동산 사업 모델인 만큼, 이와 연계된 투자 사업에도 패스트인베스트먼트가 나설 예정이다.

박 대표는 “투자 대상과 자본 방식에 있어 여러 선택지가 있는데, 패스트인베스트먼트는 비상장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할 생각”이라면서 “투자금은 펀드를 만들어 운용할 예정인데, 여러 가지 펀드를 만들어 비상장 주식과 부동산을 사고 팔 계획이다. 자금은 금리가 낮아 시중 유동 자금이 많기도 하고, 개인이나 기관 가리지 않고 펀드 자금을 모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웅 대표는 지난 5년 간 소비 지출 중심의 사업들을 전개해 왔다. 5년 전, 모바일 플랫폼 덕분에 오프라인 의식주가 옮겨올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관련된 회사를 세우거나 투자를 진행해 왔는데, 머지 않아 이 가설이 크게 한 번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의식주와 함께 금융까지 사업을 전개해 1차 포트폴리오를 내년 말쯤 완성하고 나면 머신러닝이나 딥러닝과 같은 기술이 가져올 큰 파도에 대비하는 새 가설을 세울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인공지능 기술과 서비스들이 많이 소개는 됐지만, 이들로 인해 뭐가 바뀔지 구체적인 것들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한 새 전략과 사업을 내년 말부터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인맥, 사회적 자산의 결정체”

박지웅 대표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자신과 성향이 잘 맞는지, 또 사업계획이나 비전이 설득별 있어 보이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어쩔 수 없이 초기기업 투자는 주관이 많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데, 여러 번 만남을 통해 이를 확인한다.

투자 대상은 신뢰할 만한 지인 추천이나 언론,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접한다.

박 대표는 “여러 번 만나는 동안 이야기가 잘 통하는지, 하겠다는 사업이 그럴듯해 보이고 믿어지는지를 보게 된다”면서 “작은 회사들한테는 하루가 한 달 같이 중요한데, 여러 차례 만나는 기간 동안 자신의 사업을 말뿐이 아니라 진전시켜오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주변 추천을 인맥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그 때까지 살아온 사회적 자산의 결정체”라며 “이런 인맥을 쌓기 위해 투자자가 많이 모이는 데모데이나, 벤처캐피탈협회 등의 문을 두드리는 노력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한편 박지웅 대표는 사내에서 스스로 ‘악역’을 자처하고 있다. 각 파트너사들의 인력이나 지출 비용을 들여다 보고 과할 경우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차가워 보인다는 평도 듣는다.

관련기사

대신 각 회사의 경영진들의 일하는 방식은 건들지 않는다. 이것이 박 대표가 가진 경영 방식이자 철학이다.

박 대표는 “위에서 아래로 사내 문화를 만들거나 하지 않는다. 위에서 아래로 이런 것들을 지시하지 않는다”면서 “각 대표들의 경영 방식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주고, 나는 인력 또는 비용 지출 등이 과했을 때 브레이크 거는 역할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