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SK 등 한미일연합 품으로...WD 반발

'10년간 의결권 15% 초과·기밀정보 접근 불가' 조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09/28 22:13    수정: 2017/09/28 22:14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이 장장 7개월 간의 인수전 끝에 결국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을 품에 안았다.

도시바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연합 컨소시움과 도시바메모리(TMC)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식 발표했다.

이 날 도시바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베인캐피털 주도로 만든 'K.K. 판게아(Pangea·특수목적법인)'와 도시바 메모리의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 총 매각 금액은 부채, 운전자금, 자본지출 추정치에 근거한 2조 엔(약 20조원)이다. SK하이닉스는 이 중 3천950억 엔(약 4조140억원)을 투자한다.

그 외 도시바가 3천505억 엔을 도시바 메모리에 재출자한다. 또 베인캐피털 2천120억 엔, 일본 광학업체 호야 270억 엔, 그리고 애플을 비롯한 미국 투자자들이 4천155억 엔을 투자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한다.

도시바가 28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연합 컨소시움과 도시바메모리(TMC)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TOSHIBA)

일본 정부 주도로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해 온 일본산업혁신기구(INCJ)와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은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판게아나 도시바메모리에 투자할 의사를 나타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INCJ와 DBJ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도시바 간 소송 문제가 해결된 후 출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웨스턴디지털은 현재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도시바메모리 매각 결정은 도시바와 자사가 맺은 조인트벤처 계약상 위반이고,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재차 중재를 요청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10년 간 판게아나 도시바메모리 의결권의 1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게됐다. 같은 기간 도시바메모리 기밀정보에 대한 접근도 불가능하다. (사진=SK하이닉스)

한편, SK하이닉스는 앞으로 10년 간 판게아나 도시바메모리 의결권의 1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게 됐다. 같은 기간 도시바메모리 기밀정보에 대한 접근도 불가능하다.

도시바는 보도자료를 통해 "SK하이닉스의 경우 도시바메모리의 기밀 정보 접근이 제한된다"면서 "SK하이닉스엔 전환사채(CB) 권리가 부여돼 있지만, 향후 10년간 도시바메모리 또는 판게아의 주식 15% 이상을 보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만약 SK하이닉스가 전환권을 행사하려면 각국의 경쟁당국으로부터 반독점심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게 도시바의 설명이다.

도시바의 이 같은 결정은 SK하이닉스로의 자국 기술 유출을 우려한 일본 측의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도시바메모리 의결권은 도시바와 호야 등 일본계 기업이 50.1%를 차지하게 됐다. 그 외 지분은 베인캐피털의 몫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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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K하이닉스는 전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도시바메모리 투자 건을 의결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 지분 투자를 통해 성장성이 큰 낸드플래시 분야의 사업 및 기술적 측면에서 선제적으로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