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왜 '불법복제 영향無' 보고서 숨겼나

아이슬란드 해적당 의원 "정보 투명해야"

인터넷입력 :2017/09/24 10:48    수정: 2017/09/24 10:52

‘온라인 불법 복제 콘텐츠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2년 동안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슬란드 해적당 소속인 줄리아 레다 의원은 유럽위원회가 2014년 독일의 컨설팅 회사에 해적판에 대한 영향을 조사하도록 의뢰해 놓고, 2015년 5월에 나온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적당 줄리아 레다 의원은 유럽의회 의원이자, 국내 시장 및 소비자 보호호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독일 컨설팅 기업 에코리스(Ecorys)가 제출한 ‘EU의 저작권 콘텐츠 변위 비율 추정’(Estimating displacement rates of copyrighted content in the EU) 자료는 3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다.

보고서에는 “조사 결과는 온라인상의 저작권 침해에 의해 콘텐츠 매출이 변화한다는 통계학적 증거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것은 불법 복제가 전혀 영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통계적인 분석으로 볼 때 영향력이 있다는 확신이 증명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최신 인기 영화는 예외이며, 40%의 변위율이 나타났다. 이것은 최신 인기 영화 10편 중 4편은 합법적인 방법이 아닌 불법적인 방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2015년 보고서를 받은 유럽위원회는 이 보고서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유럽위원회는 이 조사를 위해 에코리스에 36만 유로(약 4.9억원)를 지불했다.

이에 레다 의원은 “보고서의 결론은 독특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연구와 일관된 내용”이라며 “왜 유럽위원회 모임이 많은 돈을 지불하고서 연구 결과를 약 2년 간 공개하지 않기로 선택했는지 의문이 남는다”고 밝혔다.

해적판 단속은 “해적판의 존재가 저작권으로 보호된 콘텐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생각을 근간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불법 영화 사이트 폐쇄 후 영화의 흥행 수입이 감소됐다”, “저작권의 존재는 책의 보급을 촉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다”는 다수의 조사 결과 보고가 존재한다.

레다 의원은 당초 “유럽위원회는 단순히 보고서 존재를 잊고 있었다라고 말하지만, 유럽위원회는 자신들의 의제에 맞추기 위해 고의로 연구 결과를 무시하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6년 유럽위원회는 큰 성공을 거둔 영화의 매출과 영화 불법 다운로드의 관련성에 관한 보도를 냈는데, 여기에 “음악, 전자책, 게임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영향력은 확인되지 않는다”, “게임에 관해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력이 확인됐다”는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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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레다 의원이 정보 공개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2번 거부한 것을 두고도 그는 “유럽위원회가 정보를 고의적으로 비공개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유럽위원회는 서비스 제공 업체에 저작권 침해 필터 구현을 의무화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 조사 결과 공개가 이런 움직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레다 의원은 “적극적으로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유럽위원회는 이런 데이터를 모든 사람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