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고 연봉 여성 CEO, 꿈이 '아내' 복제?

마틴 로스블래트 “기술이 인간의 불멸 가능하게 해”

일반입력 :2014/09/21 17:04

미국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고 있는 트렌스젠더 여성 대표가 자신의 아내를 모델로 한 복제 로봇을 만들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1일 주요 외신은 마치 공상과학(SF) 영화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마틴 로스블래트(Martine Rothblatt) 유나이티드 쎄러퓨틱스(United Therapeutics) 대표의 독특한 삶을 소개했다. 올해 59세가 된 로스블래트 대표의 작년 수입은 3천800만달러(397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보다 흥미로운 대목은 그녀가 삶의 전반을 남성으로 보냈던 학자라는 점이다. 그녀는 1994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뉴욕매거진에 따르면 로스블래트 대표는 기술이 인간에게 불멸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고 있다. 이에 그녀의 최근 프로젝트는 아내의 복제 로봇을 만드는 것.

50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을 설립하기 전 로스블래트 대표는 법률 전문가, 변호사로 살았다. 1983년 법률 사무소를 나와서는 내비게이션 시스템 ‘지오스타’(Geostar)를 발표했으며, 1990년에는 위성 라디오 회사 ‘시리우스’(Sirius)를 시작했다.

로스블래트 대표는 4명의 아이의 아버지로 살다가 1990년대 초반 여성이 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성전환 수술 후 1995년에는 ‘성의 인종차별’(The Apartheid of Sex)이라는 책을 출판하고 성별 범주가 재검토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에서 그는 “세계에는 50억 명의 인간이 있고, 50억 가지의 성정체성이 있다. 성기는 피부색만큼 사회적 역할과는 무관한 것이다. 법적으로 남성과 여성을 나누는 것은 흑인과 백인을 구별하는 것만큼이나 잘못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기술을 통해 인류가 불멸할 수 있다는 로스블래트 씨의 신념은 야망에 가깝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어떤 의미에서 수명 연장 전문가다. 1990년대 로스블래트 씨는 원발성 폐고혈압(PPH : Primary Pulmonary Hypertension)의 치료법을 찾기 위한 재단을 설립했다.

PPH는 그녀의 아들이 1991년에 앓았던 불치병이다. 그녀는 PPH 환자를 24시간 점적 정맥 주사에서 해방시켜주기 위한 제약 회사인 유나이티드 쎄러퓨틱스도 설립했다.

PPH의 치료법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로스블래트 대표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는 유나이티드 쎄러퓨틱스 및 타사가 개발한 약 덕분에 PPH 환자들이 오랫동안 살 수 있게 됐다.

로스블래트 씨는 새로운 저서 '사실상의 인간: 디지털 불멸의 약속'에서 연명 기술의 진보가 결국은 인간에게 불멸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적었다.

구글의 엔지니어링 디렉터이자 미래 학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 씨는 로스블래트 씨의 생각에 대해 “아마 그의 가장 야심적인 프로젝트는 자신의 아내, 비나(Bina)를 영원히 살게 하는 복제 로봇을 만드는 것”이라며 “로스블래트 씨는 2010년 아내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로봇을 제조하기 위해 핸슨 로보틱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로스블래트 씨가 ‘마인드 클론’이라고 부르는 개념은 인간의 디지털 복제본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뉴욕매거진에 나온 대로 이 복제본은 비디오 인터뷰, 사진, 성격 진단, 기타 디지털 생활의 모든 것에 따라 만들어졌다”며 “마인드 클론은 원래 인간이 독립적인 생각, 감각, 기억을 갖고 독자적으로 행동하고 판단하며 학습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고 언급했다.

로스블래트 씨의 아내 복제 로봇은 ‘비나48’(Bina48)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데, 이 복제 로봇이 만들어질 때 비나 씨의 나이가 48세였기 때문이다.

외신은 “50억 달러 기업을 경영하면서 개인 취미를 위해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을 발전시키고 있는 인물이 또 있을까”라면서 “로스블래트 씨 인생의 목표는 성공한 기업가가 되는 것보다 훨씬 앞서 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이미 SF와 현실의 경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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