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썬'을 향한 개발자들의 사랑이 심상치 않다.
세계 최대 온라인 개발자 커뮤니티인 '스택오버플로'에서 인기 언어별로 사용자 활동량을 집계한 결과, 파이썬이 지난 5년 간 가장 폭발적으로 관심이 증가한 언어로 나타났다.
또, 이런 추세라면, 내년엔 커뮤니티 내 활동량 측면에서 자바스크립트, 자바, C#을 포함해 다른 모든 언어를 압도하는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 스택오버플로 데이터과학자 데이비드 로빈슨은 블로그를 통해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파이썬의 놀라운 성장(The Incredible Growth of Python)이라는 제목의 글(☞링크)을 게시했다.
로빈슨은 블로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언어로 파이썬을 꼽으면서, "'빠르게 성장한다'는 말을 정의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파이썬의 경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프로그래밍 언어라고 확실하게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확신은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에서 나왔다. 그는 지난 5년간 스택오버플로 내 올라온 질문들을 언어별로 분류해 트래픽을 분석해 봤다. 참고로 스택오버플로는 매달 50만 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개발 커뮤니티 사이트다.
그 결과 로빈슨은 특히 고소득 국가에서 파이썬과 관련된 질문들의 페이지뷰가 독보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조사에 포함된 고소득 국가는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으로 스택오버플로 트래픽의 약 64%를 차지한다.
고소득 국가에서 언어별 트래픽을 집계한 이유는, 이 조사가 처음부터 "부유한 국가들이 그렇지 않은 나머지 국가들과 비교해 어떤 기술에 관심을 보일지 연구하기 위해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로빈슨은 "고소득 국가만 살펴봤을 때 파이썬에 대한 관심이 스택오버플로트렌드나 다른 인기 언어 순위 사이트에서 나타난 것보다 훨씬 더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2011년 말 인기 상위 6개 언어 중 꼴지에 머물렀던 파이썬은 올해 6월 가장 인기 있는 언어가 된다. 파이썬 관련 질문의 페이지뷰가 2.5배 이상 늘어난 결과다.
현재 인기대결에서 파이썬과 우열을 다투고 있는 언어는 자바와 자바스크립트다. 특히 스택오버플로에서 자바의 인기는 계절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연말 쯤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보통 학기가 시작되는 봄, 가을에 트래픽이 올라가고 여름에는 뚝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파이썬은 자바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어 줘야 할까? 로빈슨은 예측 모델에 기반해 예상한 차트를 제시하며 파이썬의 인기가 계속 높아져 자바와 자바스크립트를 모두 압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측 모델에 따르면 파이썬 관련 질문은 가파르게 성장해 내년엔 확실하게 자바와 자바스크립트를 넘어서고, 2019년엔 전체 질문 트래픽 중 파이썬 관련이 1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자바와 자바스크립트는 변동이 크지 않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로빈슨은 이번 게시글에선 다루지 않았지만 브라질, 러시아, 중국 등 이번 집계에서 포함되지 않은 다른 많은 국가들에서도 파이썬이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파이썬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유연성'에 있다. 파이썬은 일반적으로 웹이나 데스크톱 개발자 및 시스템관리자들이 사용하지만, 최근엔 데이터과학자, 머신러닝 엔지니어 들의 관심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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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썬소프트웨어파운데이션(PSF) 재클린 카질 이사는 IT전문 외신 테크리퍼블릭을 통해 이같은 현상에 대해 "파이썬은 시스템 운영, 웹 개발, 배포, 과학적 모델링 등 모든 도메인에서 사용되는 것 같다"며 "이렇게 다양한 목적으로 쓰이는 다른 언어는 없다"고 말했다.
카질 이사는 또 파이썬이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로 "강력한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는 점과, 언어 자체가 가독성이 좋고, 간결하며, 스탠다드 라이브러리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