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대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선고공판서 이 부회장은 중형에 처해지거나 무죄에 가까운 형을 받을 수 있는 '모 아니면 도'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법조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의 혐의들이 기본 형량이 무거워 일부 유죄가 나오면 실형을 피하기 어렵지만, 핵심 혐의가 무죄로 판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가 핵심 혐의인 뇌물 공여죄를 유죄로 인정할 경우, 재산국외도피죄와 횡령죄 역시 모두 유죄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일단 이 부회장의 뇌물죄가 인정되면 1심서 최소 징역 5년은 선고될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여기에 재산국외도피, 횡령죄 등 굵직한 범죄 혐의들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특검 구형(12년)을 넘어서는 중형이 내려질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특검 측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혐의는 총 5개다.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재산국외도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다.
이 중 핵심 혐의인 뇌물공여죄 처벌은 최대 5년 이하의 징역형에 해당한다. 재산국외도피죄는 무려 10년 이상의 징역형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상의 5가지 죄목 중 뇌물공여죄 및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무게를 실어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첫번째 공소사실인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시 다른 세 가지 공소사실 역시 유죄로 인정될 지 장담하기 어렵다.
이 부회장의 죄목들이 모두 뇌물 공여죄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역으로, 핵심 혐의인 뇌물 공여죄가 무죄가 나올 경우 나머지 공소사실 역시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부회장의 선고는 국정농단사건 재판의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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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이 유죄를 선고받을 경우, 뇌물을 받은 당사자 최순실 씨는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에도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가 무죄로 판명된다면 특검이 이제껏 제시해 온 이재용-최순실-박근혜로 이어지는 뇌물 공여 관계가 힘을 잃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