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들이 오라클 클라우드 택한 이유

"사용자 늘수록 HW 부담…가상머신이 저렴"

컴퓨팅입력 :2017/08/17 16:42

엔터프라이즈급 대형 기업만 주고객으로 삼아온 오라클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맞아 변신을 꾀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게 저렴하면서 강력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해 친중소기업 IT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오라클 클라우드를 활용해 사업 전환기를 맞은 국내 스타트업 두곳을 만났다. 범용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아스크스토리와 가상 사이버침해 대응 훈련 환경을 제공하는 코어시큐리티다. 인터뷰엔 권지훈 아스크스토리 대표와 김태일 코어시큐리티 대표가 참석했다.

아스크스토리와 코어시큐리티는 직접 인프라를 구축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다 오라클의 클라우드를 도입해 사업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중소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을 주로 관리하는 '오라클 디지털 프라임' 조직에 의해 발굴된 고객사다.

아스크스토리는 IBM 왓슨이나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처럼 특정 영역에 최적화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범용 인공지능(AI)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아스크스토리의 AI 엔진 ‘아스키(ASKI)’를 개발해 여러 분야로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아스크스토리는 2015년 구인구직 플랫폼인 ‘와이미(WhyMe)’를 선보였다. 와이미는 데이팅 앱처럼 구인자와 구직자를 AI 기반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그리고 올해 사물인터넷(IoT)과 AI기술을 결합한 환경제어기기 ‘마이온도(MyOnDo)’를 선보였다. 마이온도는 시중의 에어컨에 장착가능한 모듈형 기기로, 에어컨 주위 사람의 활동과 온습도 데이터를 학습하며 작동 모드를 진화시킨다.

와이미는 자연어처리 기술을, 마이온도는 머신러닝을 핵심 기술로 사용한다. 와이미는 가입자의 입력 데이터와 소셜 데이터를 통해 성향을 분석한 후 적합한 회사의 인사담당자에게 연결해준다. NCS 직무평가표 데이터도 AI 강화에 활용한다. 에어컨 사용자의 실생활 패턴과 온습도, 기상청 정보, GPS 정보 등을 학습해 에너지 효율을 관리하고 사용자가 최적함을 느끼는 온도로 관리한다.

권지훈 아스크스토리 대표

권지훈 대표는 “궁극적으로 현재 별개로 운영중인 와이미와 마이온도의 아스키 엔진을 2020년까지 통합 엔진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아스크스토리는 와이미와 마이온도 시스템에 오라클 클라우드의 컴퓨트, 오브젝트 스토리지, 블록 스토리지 등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 접속량 증가 시 빠르게 자원을 확장할 수 있도록 아키텍처를 설계해 오라클 클라우드의 확장성 역량을 활용한다. 대규모로 축적해야 하는 각종 데이터도 저렴한 오라클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해 비용 부담을 대폭 줄였다.

권 대표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하드웨어 부담이 커지게 되는데 오라클 가상서버를 활용하는 게 좀 더 저렴하고 쉽다”며 “VM 마이그레이션을 제공해 설정된 이미지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고, 저렴한 비용과 글로벌 인프라 덕분에 글로벌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고 오라클 클라우드의 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오라클 클라우드의 가상머신은 고가 서비스를 활용하는 경우와 저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를 비교할 때 성능적 차이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코어시큐리티는 침해사고 대응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보안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이버보안 워게임 환경을 구축하고, 가상의 침해사고 시나리오를 직접 진행하며 역량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김태일 코어시큐리티 대표는 “사이버보안 인력은 자생적으로 인터넷에서 배우고 성장해 인력시장에 들어온다”며 “그런데 개인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은 주로 공격 기술 관련이고, 실제로 국가기관이나 기업에서 원하는 역량을 갖출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코어시큐리티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현장에서 필요한 보안 직업군을 분류하고, 각 직업군에 맞는 세부 기술 능력을 정의한 뒤, 그에 따라 역량을 개발해가는 ‘지도’를 만들었다. 이 지도에 따라 고객사의 역량을 측정해 도달목표와 훈련 진행 수준을 정하게 된다.

침해사고 대응 훈련은 코어시큐리티의 ‘코어사이버레인지’를 통해 진행된다. 가상의 훈련장으로, 실습생을 공격팀과 방어팀으로 나눠 침해사고 시나리오에 따라 실습한다. 학습자는 강사의 강의를 듣는 게 아니라 직접 문제를 해결하면서 5~6주 단위의 훈련 기간 동안 성장하게 된다.

김태일 코어시큐리티 대표

코어시큐리티는 학습관리시스템(LMS)를 개발해 교육 과정을 진행한다. 코어시큐리티는 코어사이버레인지의 가상 환경을 오라클 라벨로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게 됐다.

침해사고 시나리오에 따라 동시에 수많은 교육생이 활동한다. 교육생마다 가상의 디바이스가 지급돼야 하고, 수많은 가상 디바이스가 복잡한 활동을 동시에 벌인다. 이를 위해 한번에 많은 가상머신을 손쉽게 생성해 배포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 환경을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했다.

김태일 대표는 “종합적 시나리오의 경우 한팀당 가상머신 100대 이상 필요해지며, 심지어 수천수만대 가상머신 동시 운영도 필요해진다”며 “이전엔 온프레미스 서버로 해결하려 했는데, 감당하기 힘들었고, 하드웨어 갖추지 않고 대규모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 오라클 라벨로 클라우드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라클 라벨로 클라우드는 VM웨어 또는 KVM 기반 데이터센터 워크로드를 VM, 네트워크, 스토리지를 수정하지 않고 오라클 퍼블릭 클라우드나 여러 클라우드 환경으로 있는 그대로 원활하게 배포한다. 민첩한 개발 및 테스트 프로세스를 위해 온디맨드 및 경제적인 확장을 지원한다.

코어시큐리티는 오라클 라벨로 클라우드 도입 후 시스템 인프라 설계에 들어가던 시간을 수분 단위로 대폭 단축했다. 인프라 설계시간을 줄이면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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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오라클 라벨로를 택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개발자에게 제공되는 SDK 때문이었다”며 “우리가 사용하길 바라는 대규모 확장성, 동시 제어 등을 제공하고, 교육생 수준에 맞춰 환경을 설정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 설계만 잘 된다면 을지훈련 수준의 대규모 워게임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