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최근 단행한 중국 내 아이튠스에서 가상사설망(VPN) 앱 삭제 조치 때문에 엄청난 비판에 휘말렸다.
이 조치에 대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동의하진 않지만 중국 법률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VPN 앱을 사용할 경우 중국 정부의 검열을 피할 수 있다. 당연히 중국 정부에선 탐탁치 않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좀 더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아이폰 중국 비중 축소는 애플의 최대 고민
외신들은 애플의 이번 조치는 두 가지 고민이 함께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애플이 최근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분기 애플의 중국 매출은 80억 달러로 2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10%가 줄었다.
2014년 아이폰6 출시 이후엔 애플의 중국 내 입지가 눈에 띄게 축소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아이폰의 중국 내 점유율은 9%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들어 잘 나가고 있는 애플이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엔 성장이 정체될 가능성이 많다. 어떻게든 중국 시장에서 ‘막힌 혈’을 뚫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애플의 또 다른 고민은 서비스 매출 강화다. 애플은 지난 분기 앱스토어 등이 포함된 서비스 부문에서 73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로 늘어났다. 아이폰(55%)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이다.
■ 서비스 강자 변신 위한 유화조치?
그 동안 애플은 하드웨어 판매업체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애플의 오랜 꿈은 구글, 페이스북 같은 경쟁기업들처럼 ‘서비스 강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번 분기 실적에선 그 가능성의 단초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서비스 강자 변신을 꿈꾸는 애플이 반드시 공략해야만 하는 시장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검열 정책 때문에 쉽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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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검열망을 우회하는 VPN 앱을 방치할 경우 중국 정부의 눈밖에 날 수도 있다. 애플로선 당장 이용자들로부터 비판을 받더라도 중국 정부의 환심을 사는 정책을 펼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팀 쿡 CEO가 이날 “동의하진 않지만 중국 정부 조치에 순응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도 이런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