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증인 불출석·증언 거부 잇따라

결심공판 다음 달 7일…재판부 "더 연기 없다"

디지털경제입력 :2017/07/27 18:0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의 결심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핵심 증인들이 출석을 거부하거나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막판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46차 공판은 증인들에게 소환장을 전달하지 못한 이유로 파행됐다.

특히 이 날은 오전과 오후 재판에 각각 최태원 SK회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주요 인물들의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두 사람 모두 삼성 측이 신청한 증인이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불출석함에 따라 재판의 진행 속도가 더뎌지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이 부회장의 재판은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결심 공판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특검은 최 회장과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의 주장에 따르면 최 회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15일부터 사흘간 19차례에 걸쳐 전화 및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 기간은 두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차례로 비공개 독대를 진행한 시점과 일치한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두 사람간 오간 문자와 전화는 단순히 그룹 총수 사이에서 오간 일상적 대화였을 뿐"이라며 "대통령과의 독대 내용 파악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또 삼성 측 변호인단은 우 전 수석에게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 문건에 포함된 '삼성 경영권 승계 문건' 작성을 지시했는지에 대해 신문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5일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영상 전 청와대 행정관은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던 2014년 7~9월 당시 우 전 수석(당시 민정비서관)의 지시로 삼성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 측은 이날 우 전 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7일 결심 공판까지 시간이 촉박하고, 또 우 전 수석을 재소환해도 또 다시 불출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전날(26일) 재판에 증인으로 자진 출석한 '비선실세' 최순실 씨 역시 특검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며 증언을 거부해 논란이 됐다.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최 씨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적극 해명하는 대신, 개인적인 불만을 토로하거나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일관했다.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의 증인 출석도 불투명한 상태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두 차례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한 바 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을 우려해 강제 구인하는 방법까지 생각했지만, 끝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또 다시 불출석하면 그 날 증인신문을 피고인 신문으로 대체할 것"이라며 "만약 증인이 출석할 경우 결심기일인 8월 7일 오전에 피고인 신문을 하고, 오후에 결심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7월 말에서 8월 2일, 4일, 7일로 이미 세 차례나 미뤄진 결심공판을 더 이상 연기하지 않겠다는 재판부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31일 진행되는 피고인 신문을 통해 본인의 목소리를 드러낼 예정이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이후로 세 번째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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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에는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순으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된다.

한편,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1심 구속기한이 다음달 27일 끝나는 것을 고려해 다음 달 중순에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