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전부터 윈도에 탑재됐던 그림판이 곧 사라진다는 예고가 뒤집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10 그림판을 제거하기로 했다는 통보를 접한 사용자들로부터 아쉬워하는 반응이 쏟아지자, MS가 그림판을 '윈도스토어'에 남기기로 했다고 밝힌 것.
그림판(Paint)은 1985년 출시된 윈도1.0부터 운영체제(OS)에 내장됐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이다. MS는 지난 4월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내장 이미지편집 프로그램 '그림판3D(Paint 3D)'를 따로 선보였다.
그림판3D는 기존 그림판의 2D이미지편집 기능에 더해 3D이미지편집 기능까지 갖췄다. 윈도10에 그림판3D가 기본 이미지편집 프로그램으로 내장되면, 기능적으로 기존 그림판이 남아있을 이유는 사라진다.
그래서일까. 지난 24일 MS는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라 불리는 윈도10용 대규모 업데이트를 배포하면서, 이를 통해 윈도10에서 '제거 또는 퇴출되는(removed or deprecated)' 기능 목록에 그림판을 올렸다. [☞관련공지 바로가기]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온라인판 보도에서 이 소식을 전하면서 "MS 그림판이 32년만에 없어진다"고 표현했다. MS가 그림판을 퇴출 목록에 포함시켰으니 "어린시절부터 집에 있던 낡은 가구처럼 애착을 얻던 요소지만 이제 버려지는 건 시간 문제"라고 썼다. [☞원문 바로가기]
이 소식은 여러 외신 보도를 통해 확산하면서 윈도 사용자들이 영영 그림판을 쓸 수 없게 된다는 얘기처럼 전달됐다. 적지 않은 일반 사용자들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림판처럼 윈도에서 별도 설치 없이 간편한 사진편집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또 없다는 분위기였다.
MS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MS의 메간 손더스는 지난 24일 윈도 블로그를 통해 "그림판과 관련해 여러 얘기가 나온 김에, 기록을 바로잡고 사람들의 혼란을 걷어내면서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며 "그림판은 계속 남아 있을 거고, 곧 윈도스토어라는 새 집에서 무료로 제공될 것"이라 밝혔다. [☞원문 바로가기]
사용자가 윈도10에 올하반기 배포될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를 적용하면 그림판은 삭제되지만, 이후 윈도스토어를 통해 다시 내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판에 더 이상 업그레이드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MS는 그림판3D 사용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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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더스는 "윈도10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를 통해 무료로 제공된 그림판3D는 계속 신기능 업데이트를 적용받게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그림판의 특징이라 알고 아껴 온 사진편집, 선 및 곡선 툴, 2D창작 기능은 그림판3D에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림판 삭제 소식을 전한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5일(현지시간) 그림판이 '죽다 살아난' 소식을 후속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MS는 '아웃룩익스프레스'와 '리더(Reader)' 앱 삭제도 예고했는데, 이들은 그림판만큼 사용자의 저항을 받진 않았다. [☞원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