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딥마인드, 왜 미국 대신 캐나다로 갔나

에드먼튼에 첫 해외연구소…AI커뮤니티-美 반이민정책 영향

컴퓨팅입력 :2017/07/10 16:23    수정: 2017/07/12 09:24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는 왜 캐나다로 갔을까?

영국에 터를 닦고 있는 딥마인드가 최근 첫 해외 연구소를 모회사인 알파벳이 있는 미국 대신 캐나다에 설립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나다의 인공지능(AI) 연구 커뮤니티가 탄탄하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미국의 반(反) 이민정책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IT 전문 매체 리코드는 딥마인드가 새로운 연구소를 캐나다에 설립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딥마인드는 지난 5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튼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앨버타대학교와 연구 협력을 체결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영국에 위치한 딥마인드가 해외에 연구소를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딥마인드는 2010년 영국에서 설립됐고, 4년 뒤 구글에 5억 달러에 인수됐다.

리코드는 캐나다에 광범위한 AI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첫번째 이유로 꼽았다. 딥마인드는 캐나다 AI 커뮤니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앨버타대학교 내 연구팀을 꾸렸다는 설명이다.

보도는 실리콘밸리에서 AI연구를 선도하는 연구자 중 캐나다 출신이 상당하고 강조했다. 딥러닝 대가 3인방인 제프리 힌튼(구글 부사장·토론토대교수), 얀 르쿤(페이스북 AI연구소장·뉴욕대교수) 요수아 벤지오(몬트리올대 교수) 모두 캐나다 출신이다. 이들은 AI윈터(90년대 초)에도 꾸준히 연구에 매진했고, 현재 이 분야 최고 스타 연구자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AI윈터는 AI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 오르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자 한순간 연구 지원이 모두 끊긴 시기를 말한다.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캐나다에 연구소를 세운 이유에 대해 “캐나다 연구 커뮤니티에 대한 감탄(admiration)과 존경(respect)”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사비스에 따르면 이미 앨버타대 출신 수십명이 딥마인드에서 활약 중이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을 통해 친숙한 아자 황 박사도 앨버타대 박사후연구원(포스트닥터) 출신이다.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

이번 연구소 설립을 통해 딥마인드는 강화학습 분야의 창시자로 불리는 리차드 서튼 교수를 영입했다. 강화학습은 딥러닝의 일종으로, 특정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실패를 반복하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알파고가 세계 최고 바둑기사를 이긴 비법으로 알려져 있다. 강화학습 창시자인 리차드 서튼 교수는 2010년 딥마인드가 처음 설립됐을 때 고문을 맡기도 했다.

서튼 교수와 더불어 마이클 볼링 교수, 패트릭 필라스키 교수가 앨버타 연구소를 책임진다. 리코드는 패트릭 필라스키 교수가 앨버타대 의과대학 소속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딥마인드 앨버타 연구소가 의료분야 연구에 특화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딥마인드는 의학적 배경을 가진 필라스키 교수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언급하진 않았다. 보도는 구글이 클라우드 상품의 일부로, AI기반 건강 관리 서비스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딥마인드가 관련 연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내다봤다.

하사비스는 딥마인드가 캐나다 AI 커뮤니티에 일원이 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이번 협력을 통해 에드먼튼이 기술과 연구의 허브로 성장하는데 가속도가 붙길 바란다”며 “더 많은 세계적인 AI 연구원들을 이 지역에 끌어 들이고 그들이 거기에서 계속 연구할 수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에 비교해, 미국이 AI 연구소를 세우기에 덜 매력적이라고 보도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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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드는 “캐나다 정부는 AI 산업 발전을 위해 올해 1억 달러 이상 투자하겠다고 밝힌 반면, 미국은 내년 예산에서 의료와 과학 연구를 대폭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반 이민정책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보도는 “미국은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등의 국가에서 이민자와 난민의 여행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런 정책은 미국에 기술과 학업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