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업자 규제, 서비스 발전에 초점 맞춰야"

인터넷 사업자 간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신중하지 않은 규제 도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6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인터넷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 규제의 역설'이란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 이후 열린 토론회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학회 회장인 성균관대학교 김민호 교수의 사회 하에 호서대학교 류민호 교수, 성균관대학교 박민수 교수, 한림대학교 안정민 교수, 법무법인 세종 이종관 전문위원이 패널로 참여했다.

토론 패널들은 규제 철학의 부재, 규제 시점의 적절성, 규제로 인한 영세 사업자 부담과 함께 규제 도입 전 시장 파악의 중요성을 토대로 인터넷 사업자 규제가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터넷 규제, 서비스 발전에 목적 두고 논의돼야"

왼쪽부터 호서대학교 류민호 교수, 성균관대학교 박민수 교수, 한림대학교 안정민 교수, 성균관대학교 김민호 교수, 법무법인 세종 이종관 전문위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김현경 교수, 성균관대학교 이대호 교수.

류민호 교수는 "미국의 경우 인터넷 사업자 규제 철학 원칙을 명확히 밝히고 세부 논의를 진행해 왔다"며 "인터넷 사업자들이 오프라인 사업 영역과 필연적으로 부딪치게 되는데 이때 오프라인 상에 적용되던 규제의 영역을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이 아닌, 규제 자체를 인터넷 사업자 수준에 맞도록 완화해 형평성을 맞추도록 천명했다"고 말했다.

명확한 규제 철학 하에 미국에서 인터넷 사업자와 오프라인 사업자 간의 다양한 갈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도 연속적인 규제를 운영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인터넷 사업자 규제에 대한 철학이나 원칙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며 규제를 통해 무엇을 얻어낼지에 대한 목적을 분명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모적으로 논의가 되풀이됐다고 봤다.

류 교수는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터넷 망을 활용해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망 자체보다 훨씬 큰 중요성을 지니게 될 것"이라며 "더 나은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도록 한다는 목적 하에 규제가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민수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유럽에서 자사 서비스인 익스플로러 끼워팔기로 규제를 받았는데, 규제 적용 시점에 이미 넷스케이프는 시장에서 퇴출된 상황이었다"며 "동일 서비스에는 동일 규제를 적용한다는 원칙 하에 공정 경쟁을 위한 적시 대응이 소비자 후생을 보호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안정민 교수는 "특정 기업의 특정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규제는 타당성을 재고해야 한다"며 "또 대형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사에 맞춘 규제는 영세 사업자의 성장을 저해해 규제로 인한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