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절감 방안으로 '제로 레이팅' 부상

통신업계 제안…시민단체도 “도입할 필요”

방송/통신입력 :2017/07/05 17:55    수정: 2017/07/07 08:57

통신비 절감 방안으로 ‘제로 레이팅(Zero-rating) 도입' 제안이 나와 그 현실화 여부가 주목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윤상필 대외협력실장은 5일 신경민 의원실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소비자 주권 확립을 위한 ICT 법제도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제로 레이팅이 도입되면 이용자가 연간 지불하는 광고 데이터 비용 9만원(월 7천500원) 가량의 가계통신비 절감효과가 발생한다”며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제로 레이팅은 이용자가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때 통신사가 이용자의 데이터를 차감하지 않고, 해당 데이터 요금을 서비스 제공사업자가 대신 납부하는 방식을 말한다.

윤 실장은 “대용량 콘텐츠 중심의 사용패턴이 증가하면서 데이터 요금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를 경감하기 위한 기술적, 제도적 방안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제로 레이팅은 사업자 간 제휴를 통해 이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으로 도입됐지만 이제는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대용량의 콘텐츠 제공사업자가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데이터 통신요금의 일부나 전부를 보전할 수 있는 제로 레이팅이 도입되면 가계통신비 절감의 획기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오세정 의원에 따르면, 스마트폰 15초 광고를 시청할 경우 통상 8MB의 데이터가 소모되며 5초 광고를 시청할 경우 2~3MB의 데이터가 차감된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9만원 가까이를 광고 시청을 위해 데이터 소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도 최근 통신 이용자들이 포털과 SNS 등이 제공하는 모바일 동영상의 15초 광고를 의무 시청하는데 할애하는 시간과 모바일 데이터 소모량을 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할 경우 1인당 연간 16만1천2원의 기회비용을 지불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윤 실장은 “제로 레이팅은 그동안 B2B 관점에서 통신사와 플랫폼사업자간 상생협력 논의대상이었지만 이제 소비자 후생에 초첨을 맞춰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서는 최근 이 같은 제로 레이팅 도입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AT&T는 모바일 광고 데이터 이용료에 대해 제로 레이팅 도입 논의를 시작했으며 이미 일본에서는 라인이 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데이터 요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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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지난 3월 SK텔레콤이 포켓몬고 제작사인 나이언틱과 제휴를 맺고 한시적으로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CJ헬로비전은 ‘KT내비’를 데이터 없이 제공하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제로 레이팅 도입이 일정 부분 필요할 것 같다”며 “그동안 괜한 비용을 이용자에게 전가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