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장관 청문회, 기업 CEO 증인 채택 논란

업계 "도덕성·정책 평가와 무관…딴 의도" 비판

방송/통신입력 :2017/06/29 17:30    수정: 2017/06/29 17:30

국회가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 스마트폰 제조사 CEO를 증인으로 채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통신비 인하 등 현안이 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유 장관 후보자의 의지와 방향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장관 후보 청문회에 유력 기업 CEO를 대거 불러내는 게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그 순수성을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보통 국무위원 청문회는 도덕성과 정책 등 두 가지에 대해 자질을 따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분야 대기업 CEO 죄다 불러내는 일은 거의 없다.

유 장관이 과거에 이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어떤 징후도 아직 제기된 바 없기 때문에 도덕성을 따지는 차원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정책 능력이나 방향을 따지는데 기업 CEO들의 도움을 받겠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스스로 상임위원들의 전문성을 의심받게 하는 꼴이다.

이들 없이도 장관 후보에 대해 각종 현안에 대한 질문과 토론 정도는 할 수 있어야 상임위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 분야를 다루는 국회 상임위의 경우 국정감사 기간에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기업인을 채택하는 경우는 있지만, 장관 후보자가 적격한 인물인지를 따지는 청문회에 기업인을 대거 부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신비와 관련해 19대와 20대 국회 모두 뭐 하나 제대로 된 입법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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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는 “곽창호 포스코경영연구원 대표의 경우 장관 후보자의 포스코 재직 시절 업무와 관련해 신문하려는 뜻으로 볼 수 있지만, 장관 인사청문 절차를 활용해 기업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너무 인기영합적인 행위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도 “채택된 증인 면면을 보면 도덕성 문제나 자격을 따지려는 의도보다 다른 속셈이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