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 요금제' 의무 출시 등을 포함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사업자간 자율적 요금경쟁을 실종시키면서 소비자 후생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상택 이화여대 교수는 27일 연세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시대, 인간중심 ICT 정책토론회’에서 “정부가 요금을 정하게 되면 이통사는 정부 조정에 맞춰 요금제를 출시하면 되기 때문에 소비자 수요 변화에 따른 획기적인 요금을 출시할 유인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정부가 요금을 정한다는 것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통신비 인하 방안 중에 특히 '보편 요금제'를 두고 이르는 표현이다.
보편 요금제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SK텔레콤이 월 2만원에 음성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강제로 출시하게 하려는 방향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 통신사가 가입자 유치 경쟁을 위해 신규 요금제를 내놓을 이유가 없고 요금 경쟁이 사라지면 이용자 편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가계 통신비 인하를 논의하면서 통신 서비스 요금에만 치우치고 단말기 구입비 등은 고려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반쪽짜리 대책"이란 지적도 제기했다.
김상택 교수는 “실제 통신비 고지서에서 나오는 (전체가 아니라) 50% 정도만을 차지하는 통신 요금에 대해서만 인하 방안만 나왔고 단말기 구입비 등 나머지 50%를 차지하는 요인에 대한 검토가 없어 이번 조치는 비효율적이며 형평성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법정공방까지 논의되고 있는 선택약정할인 문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관련기사
- 추혜선, 미방위 내 통신비 인하 소위 구성 제안2017.06.27
- “새 정부 통신비 인하, 경쟁 활성화로 답 찾아야”2017.06.27
- "휴대폰 판매,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해야"2017.06.27
- 이통 3사 “통신비 인하 취지 공감하지만...”2017.06.27
김 교수는 “이용자 차별 해소를 목적으로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제도를 도입했는데, 여기에 일률적인 할인율을 적용하게 되면 되레 단말기 종류에 따라 현저한 이용자 차별이 발생한다”며 “그 결과 필연적으로 '평균의 오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존 선택약정할인율에 5% 포인트를 가감하는 것은 고시 해석의 애매한 점일 이용한 것”이라며 “정부 재량권을 과도하게 적용하려는 자의적 해석일 뿐 아니라 할인 기준만 정하라는 단통법 위임 한계에서도 벗어난다”고 덧붙였다.